신변잡기적인 내용이 새로운 독자층 형성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책의 형태로 나오기 시작한 인터넷 소설이 꾸준히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상에 ‘귀여니’ 열풍을 가져온 ‘귀여니(본명: 이윤세)’의 『그놈은 멋있었다』의 경우 올해 3월 출간돼 지금까지 50만부 이상의 판매를 보이고 있으며 『늑대의 유혹』, 『도레미파솔라시도』 역시 대중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약 70여 편의 인터넷 소설들이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인터넷 소설의 인기에 대해 류철균 교수(이화여대[]국어국문학과)는 “인터넷 소설은 대부분 지극히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그리고 있어 가벼움을 좇는 젊은층의 구미에 잘 맞는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도 인터넷 소설의 인기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귀여니 소설을 출판한 황매출판사의 한복전 편집장은 “인터넷에 연재되는 작품을 보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작품의 전개에 독자의 의견이 바로 반영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대중들의 요구에 맞는 소설들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한 독자들의 즉각적 반응이 소설에 반영돼


인쇄된 책의 전자도서화가 실용화되고 있는 지금, 역으로 인터넷 소설이 인쇄매체로 재탄생해 인기를 얻는 현상은 이색적이다. 청하출판사의 박태호 실장은 “인터넷 소설의 독자들은 기존의 독자와는 다른 ‘팬’개념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독자들은 모니터에서 스크롤바를 내려 일회적으로 읽기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책이라는 가시화된 물건으로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갖는다”고 구매 원인을 분석했다. 또 대부분 인터넷에서 작품을 접해본 독자가 책을 사기 때문에 이미 어느 정도의 판매 시장이 확보돼 있다는 점도 또다른 원인이다.


그러나 계속해서 출간되고 있는 인터넷 소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출판 평론가 최성일 씨는 “비속어와 이모티콘이 난무하고 극단적인 구어체만을 구사하는 인터넷 소설을 출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고 지적하면서 “유행의 흐름을 좇아 엄정한 잣대 없이 우후죽순 책을 출간하는 것은 우리 출판계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은 “인터넷 소설의 열풍은 정통 문학 시장의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쪽에서는 아직 출판계에서 그 위상이 정립되지 않은 인터넷 소설 출간에 대해 섣부른 비판을 가하기는 어렵다고도 한다. 한복전 편집장은 “가장 민감하게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는 인터넷 소설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류철균 교수는 “그 동안 성인들이 인쇄된 소설을 구입하는 주된 소비자였다면 인터넷 소설은 여중ㆍ고생이라는 새로운 독자층을 문학의 소비계층으로 유입시켰다”고 분석했다.


대중문학으로서 인터넷 소설의 미래에 대해 류 교수는 “일상적인 소재뿐 아니라 역사, SF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인터넷 소설이라는 세계 안에서 자정작용이 일어난다면 인터넷 문학 나름의 문학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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