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년도에 접어든 인문대의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코어사업)의 코어 석사 학업지원금과 관련해 그 지원 자격에 대한 학생들의 우려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코어 학업지원금의 지원 자격 중 ‘4대 보험 미가입자’라는 조건이 수혜자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다른 금전적 수단을 봉쇄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코어사업단은 “전일제 학생으로서 다른 재정적 수급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수혜가 돌아가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코어사업)은 2016년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된 교육부 주관 사업이다. 전체 지원금 37억원 중 80%는 인문대 사업비로 사용되고 이는 주로 ‘기초학문심화 모델’과 ‘대학자체 모델’에 투입돼왔다. 특히 코어사업 기초학문심화 모델은 자율적인 연구 지원, 국제 역량 강화 프로그램, 코어 학업지원금 지급을 포함한다.

코어 석사 학업지원금은 코어사업 기초학문심화 모델의 한 꼭지인 코어 학업지원금의 일환이다. 코어 석사 장학생에 선발된 이들은 매월 학업지원금 70만원을 지급 받으며 코어사업단이 주관하는 해외교류지원, 해외수학지원, 학술활동지원 등의 프로그램에 지원할 자격을 갖는다. 코어 석사 장학생의 지원 자격은 △인문대 석사 재학생 △대한민국 국적 소지자 △수혜 학기 기준 4대 보험 미가입자다.

하지만 코어 석사 학업지원금의 지원 자격 중 ‘수혜 학기 기준 4대 보험 미가입자’가 포함돼 있는 것에 대해 일부 학생들은 우려를 표출했다. 코어 학사 장학생 최홍범 씨(언어학과‧14)는 “코어 석사 장학생이 4대 보험에 가입된 직장을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할 경우 지원 자격이 상실돼 지원금 지급이 중단된다”며 “코어 석사 장학생들이 코어 석사 학업지원금으로만 살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패스트푸드점 야간 알바도 4대 보험 가입이 필요한데 아르바이트조차 제한하는 건 장학생들의 생활수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코어 석사 장학생 중 많은 이들이 월 70만 원 상당의 코어 석사 학업지원금이 생계유지를 위한 유일한 재원으로서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코어 석사 장학생 박영주 씨(언어학과 석사과정‧16)는 “밥값, 휴대폰 요금, 교통비를 빼면 당장 70만 원 중 남는 것이 없다”며 “거기에 자취까지 하면 월세도 더해져 더욱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지원금 액수 자체에는 불만이 없지만 지원 대상을 전일제 학생에 한정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코어 석사 장학생 A씨도 “가족의 도움 없이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코어사업단은 학업지원금 이외 다른 재정적 수급이 어려운 전일제 석사에게 우선적으로 수혜를 제공하고자 4대 보험 미가입자라는 조건을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코어사업단은 “학업을 수행하면서 이를 위한 생활비를 어떤 방법으로든 마련할 수 있는 학생보다는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추가로 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우선순위로 둔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어 “4대 보험에 가입됐다는 것은 사실상 취업 상태”라며 “이 경우 학문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장학생을 금전적으로 지원하는 코어 학업지원금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코어 석사 학업지원금이 생계유지를 위한 유일한 재원이 되기엔 부족하다는 코어 석사 장학생들의 고민에 대해선 코어사업단 역시 어느 정도 공감했다. 코어사업단은 “사업단 입장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수혜자들이 돈 걱정 없이 학업에만 전념할 수 있길 바란다”며 “한정된 재원으로 인해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어사업단은 “코어 학업지원금은 말 그대로 학업지원금이며 생활 보조를 위한 지원금이 아니므로 타 장학금과 중복 수혜를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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