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 사이트 ‘파피루스’의 강의평가 자료 삭제 논란은 파피루스 개발자 이두희 씨(컴퓨터공학부·03졸)가 웹 개발 동아리 ‘와플스튜디오’(와플)에 자료를 이전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와플은 이번 달 10일(일) 이후 강의평가 데이터를 이전받고 파피루스의 전신인 ‘스누이브’를 개편해 서비스를 재개할 계획이다. 파피루스 계정을 보유한 재학생은 개편될 스누이브 홈페이지를 통해 이전까지의 강의평을 열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논란은 지난 8월 2일 이두희 씨가 파피루스 강의평가 서비스 종료와 함께 자료 파기를 선언하며 대두됐다. 이 씨는 스누메일을 통해 “사이트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다른 학생이나 단체에 관리를 위임하고자 했으나 적절한 단체를 찾지 못해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용자들에게 “파피루스에 저장된 1.6만 유저 데이터 및 13만 강의평가 역시 2017년 9월 10일에 일괄 삭제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에 학생들 사이에서 10년간 축적돼 온 강의평가 자료가 소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논란이 이는 가운데 파피루스의 모태인 스누이브를 개발하고 운영했던 와플이 이두희 씨에게 파피루스 데이터의 공식 반환을 요청했다. 와플은 파피루스에 축적된 데이터는 일방적으로 처분 가능한 개인 자산이 아님을 들어 데이터 파기의 부당함을 지적했다. 와플 김찬욱 회장(컴퓨터공학부·15)은 “학생들의 소중한 자료를 일언반구 없이 삭제하겠다는 통보를 보고 데이터 파기 막고자 반환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와플은 이 씨가 메일에서 사이트를 운영할 만한 적절한 단체를 찾지 못했다고 말한 데 대해 스누이브의 운영 주체였던 와플과는 접촉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씨는 “지난해 파피루스 개발팀이 해체된 이후 데이터를 양도받을 팀을 구했으나 와플에서는 연락이 없었다”며 와플에서 먼저 접촉할 시간이 충분했던 만큼 자신에게만 책임을 돌리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와플은 이두희 씨가 스누이브의 책임 있는 운영을 약속했으나 독자적으로 운영 불가 결정을 내린 점을 지적하며 데이터 반환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와플은 2012년 5월 말 스누이브 서버 이전 과정에서 발생한 데이터 손실의 책임 소재를 두고 이두희 씨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이 씨에게 운영 권한이 이양됐다. 홍원욱 씨(컴퓨터공학부·04졸)는 “운영 권한을 두고 여러 차례 분쟁이 있었고 이 씨가 스누이브 운영에 불만을 제기했다”며 “당시 와플은 더 이상 소모적인 분쟁을 원치 않았고 안정적 사이트 운영을 전제로 권한을 이양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 씨는 “정당한 투표절차를 거쳤다”며 “스누이브를 누구에게 이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최다 득표해 이양받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2016년 1월 이두희 씨가 새로운 강의평가 사이트 파피루스를 설립해 스누이브의 자료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약관 및 데이터 사유화 문제가 불거졌다. 이 씨는 파피루스 서비스 종료 메일에서 “기존 스누이브 데이터를 파피루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노출하면서 많은 원성을 들었고 문제를 수정하고자 했으나 능력 부족으로 극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데이터 사유화 및 불공정 약관 문제에 대해 “사이트 관리자로서 운영 권한을 위임받았을 뿐 데이터 사유화를 시도한 적은 없다”며 “불공정 약관 문제가 제기됐을 때는 훈련소에 있었고 퇴소 이후에는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 분쟁은 이두희 씨가 스누이브의 개발 과정에서 와플의 역할을 축소한 사실을 인정하고 파피루스의 데이터를 와플에 이전하기로 하면서 사그라들었다. 현재 와플은 스누이브를 운영할 구성원들을 모집하며 향후 대책을 논의 중이다. 김찬욱 회장은 “파피루스 서비스의 종료 시점인 이번 달 10일 이후에 데이터를 이전받고 나서 스누이브를 개편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학생들이 제공한 소중한 강의 평가자료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존과 마찬가지로 비영리 서비스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수빈 부총학생회장(조소과·11)은 “총학은 와플에 협력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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