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2017학년도 2학기 타학과(부) 전공 교과목 성적평가방법 선택제’(선택제)의 시범 운영이 학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선택제는 지난 4월 학사위원회를 통과했던 ‘타학과(부) 전공 교과목 급락제(S/U) 시범 운영안’의 확정 공표안이다. 앞서 김기현 교무처장(철학과)은 “인문학도가 공대 수업을, 자연과학도가 사회과학 수업을 부담 없이 듣도록 해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대학신문』 2017년 5월 13일자) 이에 재학생들은 이번 학기부터 재학 중 최대 9학점까지 관심 있는 학과 수업을 기존의 등급제에 비해 비교적 적은 부담으로 수강할 수 있게 됐다. 대상 과목은 총 9개 대학의 23개 교과목으로, 수업일수의 1/4선인 이번달 25일(월)까지 급락제와 등급제 중 평가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선택제로 수강한 과목의 교과 구분을 일선에서 전공으로 변경할 경우에는 최대 3학점까지만 전공과목으로 인정된다.

하지만 여러 학과(부)에서 선택제 교과목이 개설되지 않음에 따라 융·복합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공과대학 12개 학과(부) 중 5개 학과(부)만이 선택제 교과목을 채택했으며 사회과학대학의 경우는 단과대 전체가 선택제 교과목을 개설하지 않았다. 이에 학사과는 “본래 내년 1학기부터 도입하려던 제도였으나 시행에 따른 이점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참여에 동의하는 학과(부)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회과학대학 행정실 김정희 주무관은 “수강생의 성실도 문제, 성적 부여 시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돼 사회과학대학은 참여를 보류한 상태”라며 “시범운영단계인 만큼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 제기됐던 인기 학과의 수강생 편중에 따른 주·복·부전공생의 수강신청 상 어려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사과는 “각 학과(부)에서 수강신청이 비교적 어렵지 않으면서도 초심자가 해당 전공에 대한 개괄적 이해가 가능한 과목을 선정하고자 노력했다”며 “누구나 수강신청의 부담 없이 수업을 수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도 도입을 논의할 당시 제기됐던 급락제로 수강하는 학생과 등급제로 수강하는 학생 간 형평성 문제도 상당 부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학사과는 “현재 선택제가 도입된 교과목은 대체로 이론 학습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수업”이라며 “조별과제 등의 평가방식보다는 개인의 성실도 및 열의가 평가의 기준이 돼야 한다는 점에 각 학과(부)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현재 선택제 적용 가능 학점은 최대 9학점이나 향후 유동적으로 조정될 전망이다. 학사과는 “융·복합 인재 육성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제도가 단순히 학점 취득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고자 9학점을 절충점으로 정했다”며 “시범운영단계인 만큼 운영 상황을 지켜보면서 제한 학점 수 조정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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