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회지 낸 총문학연구회

▲왼쪽부터 문영재, 김대희, 최정온 © 양준명 기자

중앙동아리 소속 문학 동아리로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활동하고 있는 ‘총문학연구회’에서 12번째 회지 『청년문학』을 냈다. 『대학신문』 문화부에서는 지난 4일(목) ‘총문학연구회’ 회원들을 만나 이번 회지에 대한 소개, 기획특집, 동아리 활동에 대한 생각 등을 들어봤다.
▲사회: 윤경욱 기자
▲참석자: 회장 김대희(인문대·01), 기획팀장 문영재(외교·01), 문예부장 최정온(인문대·02)

▲기자: 회지에 대해 설명하자면?

영재: 회원들의 창작활동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죠. 거기에 기획특집을 곁들입니다. 예전에는 1년에 한 번씩 냈다고 하는데 , 최근 2년에 한 번 내고 있어요. 준비는 3월부터 했고요.


▲기자: 지난 회지와의 차이점은?

영재: 기획에 집중했고, 지난 호에 없던 소설과 서평도 추가됐고요. 세대 교체가 된 만큼 작품의 경향이나 주제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기자: 판매는 어떻게 하나요?

영재: 15일(월)부터 3일동안 학생회관 앞에서 할 예정이에요. 총 200부를 찍을 계획인데 동아리 사람들의 몫과 재고를 제외한 100부를 판매할 겁니다.


▲기자: 작품 소개 좀 해 주세요.

정온: 주로 시 위주로 이뤄졌는데, 저는 시 7개, 소설 하나를 실었습니다.

영재: 제 글 중에서는 「앉아서 오줌누기」라는 작품이 있어요. 여성주의를 처음 접하고 난 느낌을 시로 표현해 본 거에요. 작품들 간에 시간 간격을 많이 두고 쓰는 편이라 시들이 일관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애착이 가는 작품이에요.


 편집위원 제도로 인한 문학계의 패거리주의 지적 

▲기자: 특별히 심혈을 기울였다는 기획 특집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영재: 문예지들의 실상을 파헤치자는 생각으로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일단 문학계 여러 논쟁들을 정리하고, 『창작과 비평』, 『문학과 사회』, 『실천문학』, 『문학동네』 등 주요 문예지의 성향 변화를 분석하고 문학상에서 드러난 문제를 얘기했어요.

정온: 문학계의 현실을 진단하면서 논쟁을 이끌어내는 게 문예지의 역할이라고 본다면 90년대 들어 이 역할이 현저히 축소돼왔어요. 논쟁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잖아요. 저희는 이것이 패거리주의, 상업주의에 때문이라고 지적했어요.

영재: 90년도에도 문학권력 논쟁, 신세대 문학 논쟁, 문학 위기 담론이 있었죠. 그렇지만 쌍방향 논쟁이 되지 못했어요. 특히 주요 문예지들은 문학권력 논쟁을 외면한 채 주변부의 외방향 외침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기자: 패거리주의는 뭘 말하는 거죠?

영재: 문학권력이란 게 형성되면서 생기는 문제점이죠. 편집위원 제도 탓이 크다고 봐요. 기획, 청탁, 작품선정 등 일련의 과정이 몇몇 편집위원에 의해 이뤄지는데, 여기에 문학 외적 요소가 작용하는 거죠.

대희: 경직된 편집위원 제도에서 나오는 또 하나의 문제가 ‘스타 시스템’이에요. 이건 문단의 역동성과 다양성을 해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죠.

정온: 이러한 문예지의 상을 포함해서,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도 언급했으니 범위를 넓힌 셈이죠. 종신 편집인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동인문학상은 그 보수성으로 비판을 받기도 하잖아요.


▲기자: 문예지의 편집인 제도나 동인문학상의 종신 심사위원 제도가 문제라고만 할 수 있을까요? 연속성을 가질 수 있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듯 한데요.

대희: 운영상 안정을 꾀하고, 편집인들이나 심사위원들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데는 효과적이겠지만 심사위원에게 권력이 집중돼서 작품을 선정할 때 ‘입맛에 맞게’ 한다면 문제인 거죠.

영재: 문학상마다 심사위원이 겹치는 것도 패거리주의에 한 몫 하고 있어요.

정온: 심사가 관성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도 있는데, 한 두 페이지만 읽고 작품을 판단해버리는 경우도 있다는 한 예심 심사위원의 증언이 실린 기사를 보고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희: 어떤 때에는 수상 작가도 겹쳐 문학상의 색깔도 비슷해져버리게 돼요.

영재: 은희경, 신경숙, 박완서가 비슷한 코스로 문학상을 탄 건 그걸 단적으로 보여줘요. 작품을 문학적 성과로만 판단해야 하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죠.

 

그들이 말하는 ‘총문연’


영재: 작품 위주의 세미나를 통해, 작품을 읽고, 비평하는 눈을 기르고, 방학에는 문학이론을 포함해서 문학에 접목된 다른 분야까지 소모임 형식으로 다루고 있어요.

대희: 저는 최인석의 「혼돈을 향하여 한 걸음」을 읽고 난 이후 문학에 관심을 갖고 동아리에 들어왔어요. 작품 활동을 하다보면 일상의 평범한 것들도 얼마든지 강조될 수 있다는 걸 느껴요. 거기서 삶의 이면을 볼 수 있죠.

정온: 창작 활동도 기본적으론 사람 사이의 관계와 소통인 것 같아요. 실제 관계에 서툰 편이지만 저는 그걸 문학으로 대체하는 것 같아요.

영재: 전 기성 작가들의 작품을 읽을 때와 동아리 사람들의 작품을 읽을 때 다른 잣대로 읽는 편이에요. 문학 작품은 ‘나를 드러내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내가 더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삶이 녹아든 작품들을 쓰고 함께 느끼는 곳이 동아리니까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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