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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은 사회와 함께
  • 대학신문
  • 승인 2018.03.11 05:48
  • 수정 2018.03.11 05:48
  • 댓글 4
박정훈
전기·정보공학부 석·박사통합과정

알파고가 바둑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로써 이세돌이 거둔 1승은 인간이 알파고에게서 뺏어낸 유일한 1승이 됐다. 불과 몇 년 사이 바둑사회는 대혼란을 겪었다. “이해는 할 수 있겠다” 정도의 수준이었던 초기 알파고와는 달리, 알파고끼리의 대결로 성장한 알파고 제로의 시대에서 기존 바둑기사들이 ‘정석’이라 부르는 것들은 완전히 사라졌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 올린 역사가 얼굴도 없는 프로그램에 무너지는 것을 본 바둑기사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충격은 일반 사회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사람들은 점점 인간보다 인공지능을 더 신뢰하기 시작했다. “혹시 오류가 나면 어떡하지?”라는 의문은 “그래도 인간보단 덜하다”라는 믿음으로 대체됐다. 테슬라의 경우 자율주행 기능이 오작동을 일으켜 운전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문이 밀려 못 파는 상황이다. 이와 동시에 사람들은 점점 인공지능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이 최근 인공지능 프로그램 두 개가 서로 대화하면서 새로운 효율적인 언어를 창조한 것을 확인하고 프로그램을 강제로 종료했다고 밝혀 논란이 되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인공지능에 지배당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공학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공학은 ‘문제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된다. 여기서 문제란 인류가 겪는 모든 문제를 의미한다. 다시 인공지능으로 돌아가 보자.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인류는 이 신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우왕좌왕하고 있고, 공학자들은 충분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때문에 사회적 문제들은 온전히 정치권과 같은 비전공자들의 몫이 됐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문이 오히려 사회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예로,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과학기술 이슈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연 암호화폐다. 이 기술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에 대해 이미 국론은 분열됐는데, 정작 대다수 국민들은 암호화폐가 블록체인 기술과 구체적으로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명쾌히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코인에 투자하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다른지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암호화폐 개발자들은 나름대로 백서(white paper)를 통해 설명을 제공하지만, 일반인들의 눈으로 보기엔 어려운 용어의 나열에 불과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영역에 돈을 들고 뛰어들었고, 정치권은 이를 투기로 규정했으며, 블록체인 기술 관련 종사자들은 억울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예상 불가능한 일이었는가?

아직 늦지 않았다. 공학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연구하는지, 이것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대중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하고, 자신들의 연구가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충분히 고뇌해야 한다.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스스로의 일에 사회적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항상 사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공학은 사회와 함께, Go together!

대학신문  snupress@snu.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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