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출마를 선언한 일부 교수들이 관악캠퍼스에서 기숙형 학부대학인 RC(Residential College)를 시행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총장 후보등록자 중 강태진 명예교수(재료공학부), 이건우 교수(기계항공공학부), 이우일 교수(기계항공공학부), 정근식 교수(사회학과)는 주요 공약으로 관악캠퍼스 RC 시행을 제시했다. 서울대는 2007년 ‘서울대학교 장기 발전계획’에 RC 개념을 도입했지만, 시흥캠퍼스에 의무형 RC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관악캠퍼스 RC 시행 공약을 제시한 4인의 교수는 모두 기숙 생활을 의무화할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후보등록자들은 RC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우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등 세계의 흐름이 지향하는 바가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적응해 다양성을 받아들이기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거주하는 RC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정근식 교수는 “아직 학생들이 RC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방향을 부여하기 위해, 학생들의 숙식,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RC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건우 교수는 “학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은 후보등록자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 서울대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이 미진하다”고 이야기했다.

후보등록자는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에 따라 다양한 RC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강태진 교수는 “학생을 20명씩 묶어 교수 1명, 조교 1명과 함께 RC 교육을 진행할 계획을 구상 중”이라며 “체육, 음악, 제2외국어, 시민 소양 교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러 전공을 한 그룹으로 묶어 생각이 다양한 사람들과 1년간 지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일 교수는 “학생들에게 다양성을 체험시키기 위해 토론식 수업, 프로젝트 활동 등의 콘텐츠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정근식 교수는 “학교 전체에 RC 개념을 도입해서 점진적으론 모든 학부생이 RC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후보등록자들은 RC를 진행할 부지를 구할 방법에 대해서도 계획을 제시했다. 이우일 교수는 “현재 1,000여 명 정도 수용 가능한 오래된 기숙사를 리모델링하면 500~1,000여 명을 더 수용할 수 있게 되고, 외국인 기숙사도 완공될 예정”이라며 학부 1학년의 절반 정도로 RC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태진 교수는 “정문 건너편의 학교 부지에 문화의 거리를 조성해 RC를 진행하는 안을 생각 중”이고 “교수아파트 아래쪽 부지, 버들골 건너편 부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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