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을 보면 두 가지를 고려하게 된다. 먼저 『대학신문』이 대학생 기자가 취재·작성하는 학보라는 특성, 그리고 주간지인 만큼 왜 이번 주에 이 기사가 올라왔는가 하는 시의성이다. 또한 『대학신문』이 굳이 다루어야 하는 주제인지, 그리고 대다수의 독자가 서울대 구성원이라는 점에서 그들에게 전달될 이유가 있는 기사인가를 생각해보게 된다. 소재의 선택부터 취재, 기사의 방향, 레이아웃까지 『대학신문』의 16개 면에는 기자들의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인 의도가 담겨있다. 리뷰하는 입장에서 이런 의도를 나름대로 해석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신문의 얼굴은 단연 헤드라인이다. 1962호는 가시성이 좋고 ‘집어 들고 싶은’ 신문이었다. 「종합」면은 전체적으로 재미있는 주제들로 구성됐다. 서울대 구성원들이 관심 가질 만한 소재를 잘 선정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감골식당의 할랄 코너 오픈은 개인적으로 반가운 소식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내의 정책이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다른 기사들과 달리 왜 이 기사의 제목만 볼드체 처리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전체 기사의 제목 폰트에 통일성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특정한 의도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그 중요도를 오해하게 되거나 지면이 전반적으로 산만해 보였다. 한편 포토뉴스는 한 장의 사진으로 다른 여타의 기사만큼이나 정보와 의미를 담아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번 호의 포토뉴스는 그렇지 못해 보인다. 찍을 대상은 잘 선정했으나 사진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으며, 할랄 코너 기사의 자료사진보다도 크기가 작다는 점에서 기사 배치를 다르게 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사회」면의 4.3 사건 기사는 시의성을 고려했다면 저번 주에 나왔어야 하는 기사가 아닌가 싶다. 본문의 초·중반은 기사라기보다 백과사전의 느낌이었으나 전반적으로 취재가 자세하고 글이 정돈돼 있어 잘 읽혔다. 주제 선정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기사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학술」면의 기사들이 참 잘 쓰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호에서 5면과 6면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는데, 취재가 잘 됐고 분석도 깔끔하며 학술면에 적합한 주제들이 적절한 시의성과 함께 실렸다. 「학술」면 뒤의 「문화」면에는 리뷰 기사가 실렸다. 리뷰 대상의 선정은 굉장히 좋았으나 리뷰라기보다 전시장 설명에 가까워 보인다. 「문화」면의 강점은 ‘문화’라는 단어가 가지는 넓은 스펙트럼만큼이나 많은 소재를 비교적 자유롭고 딱딱하지 않은 방식으로 다룰 수 있다는 것인데, 제목과 첫 문단을 읽었을 때 가졌던 기대에 비해 전체 기사는 조금 아쉬웠다.

『대학신문』의 기획 기사는 항상 기사를 읽을 때마다 기자가 공을 크게 들여 썼다는 느낌을 받으며, 내용이 풍부하고 심도가 깊어 재미있게 읽게 된다. 이번 기획 기사는 읽으면서 학내의 다양한 이슈들이 연상되며 대학생 기자가 학보에 실을 수 있는 최적의 기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의 모든 문단이 전문가들의 멘트로 구성돼있고, 한 전문가가 여러 문단에서 인용되기도 해 기사에서 멘트가 차지하는 분량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느낌을 받았다. 종이 신문의 두 면을 가득 채우는 기획 기사인 만큼 기자가 좀 더 자신만의 기사를 써도 좋을 것 같다.

1962호는 「종합」면을 제외하고 대부분 한 면에 기사 한 개꼴로 이뤄져 있다. 그 때문에 기사 수가 비교적 적고 학내외의 좀 더 다양한 이슈들을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오히려 기사 하나하나가 깊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대학신문』이 ‘잠들지 않는 시대정신’이라는 모토에 걸맞게 계속해서 시의성과 학보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해줬으면 좋겠다.

서진호
언론정보학과 석사과정·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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