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돼야

▲ © 신문수 기자

 

▲‘서울대가 위기’라는 의견이 많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현재 서울대의 가장 큰 위기는 정부의 획일적인 대학 정책으로 인해 대학의 자율성이 발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의 경직된 교육정책에 대해 서울대가 이를 시정하고자 하는 의지가 결여돼 있다는 것도 문제점이다. 또 교수들이 각자의 연구에 바빠 대학 전체의 움직임에 무관심한데, 서울대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전체의 노력이 없으면 서울대는 다시 일어설 수 없다. 

 

▲맡아온 사회적 역할에 대해 평가한다면.

지난 50년간 서울대는 사회 각 분야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한 인재를 배출해왔다. 이 점에서 사회 각 영역의 권력을 독점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서울대생들을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지도자’보다 ‘자신의 입신출세만을 위한 지배층’으로 인식한다.

 

▲그렇다면 서울대가 지향해야 할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서울대는 다른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힘들지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학문을 담당해야 한다. 서울대가 학문에 힘쓸 때, 정부의 지원과 사회의 지지가 뒤따를 것이다.

 

▲서울대가 발전하기 위해 뒷받침돼야 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과학논문인용색인(SCI) 순위에서 본 서울대 교수들의 업적은 세계적으로 34위인데, 최근 미국에서 발표한 대학평가에서 서울대는 119위이다. 이와 같은  대학평가는 교수 대 학생 비율, 학교 운영재정 등을 기준으로 한다. 서울대는 하버드 예산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달리기 경기로 비유하면, 미국 대학 교수는 충분히 잘 먹고 경기에 참가하는데, 서울대 교수는 못 먹고 ‘서울대 폐지론’이라는 딱지를 다리에 붙인 채 달려야 하는 것과 같다. 또 교수에게 주어진 과도한 강의 부담, 잡무 부담을 개선해 연구에 매진하게 해주면 연구 발전은 자연스럽게 교육의 내실화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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