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농공학에 적응하는 자세를

“시대도, 학문도 변화의 흐름을 타는 건 당연한데, 나 같은 사람들이 나가줘야 하지 않겠어?”
김문기 교수는 “시간이 흘러 정년을 맞이하니 담담하지, 뭐”라며 소탈한 웃음으로 퇴임 소감을 대신했다.

김 교수는 “학부 시절 농업과 엔지니어링이 접목된 농공학을 공부하면서 ‘농업시설공학’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농공학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그는 당시 미개척 분야였던 온실ㆍ축사ㆍ관개 정리 기술 연구에 매료돼, 1990년대에 ‘한국생물환경조절학회’를 직접 설립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당시 전무했던 농공학 관련 교과목을 서울대에 신설했는데, 무엇보다도 일본, 미국, 네덜란드의 선진 학문과 기술을 도입하는 데 힘썼다”고 말했다.

제자와의 유대를 중요시했다는 김 교수는 “1980년대 대학의 격변기에 이념 문제로 고민하는 제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20년 뒤 그 제자들이 찾아와 ‘그때 교수님과 함께한 시간들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고마움을 표시했을 때 교육자로서의 보람을 느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김 교수는 같은 길을 걸어갈 후학들에게 “농공학은 여러 모로 변화가 많이 진행되고 있으므로 그에 적응하는 자세를 기르길 바란다”고 애정어린 충고를 남겼다.

“내가 이래봬도 교수 사회의 테니스 프로 선수야”라며 퇴임 이후 코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김 교수는 “유학 시절 쌓은 영어 실력으로 아이들을 교육하는 기회도 갖고 싶고, 기독교 신자로서 교회 활동에도 전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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