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흩날리는 캠퍼스, 어디로 가야 할까?
미세먼지에 흩날리는 캠퍼스, 어디로 가야 할까?
  • 주시현
  • 승인 2019.03.2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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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그래프는 윤충식 교수가 지난 2016년 5월 12일부터 19년 3월 19일까지 221동 6층 외부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다. 중량법을 따랐으며, 학회기간 등을 이유로 측정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주 1회 측정이 이뤄졌다. 연도별 측정 데이터 수는 2016년 22개, 2017년 25개, 2018년 8개, 그리고 2019년 6개다. (자료 제공: 윤충식 교수(보건대학원))
본 그래프는 윤충식 교수가 지난 2016년 5월 12일부터 19년 3월 19일까지 221동 6층 외부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한 결과다. 중량법을 따랐으며, 학회기간 등을 이유로 측정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고 매주 1회 측정이 이뤄졌다. 연도별 측정 데이터 수는 2016년 22개, 2017년 25개, 2018년 8개, 그리고 2019년 6개다. (자료 제공: 윤충식 교수(보건대학원))

계속되는 미세먼지 ‘매우 나쁨’. 지난 어떤 봄보다 심하게 체감되는 미세먼지에 전국적으로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도 예외는 아니다. 자체적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해 온 윤충식 교수(보건대학원)는 학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 모두 계속해 증가하고 있으며, PM2.5 초미세먼지의 경우 2016년 이미 WHO 권고기준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보건대학원(221동) 건물에서만 측정된 자료지만, 서울대 또한 미세먼지 안전 구역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구성원들이 먹고, 자고, 공부하고 또 일하는 ‘중소 도시’와 다름없는 서울대. 과연 학내 구성원이 생활하기에 안전한 곳일까. 구성원의 우려가 나날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학신문』이 미세먼지와 관련한 학내 실태를 알아봤다.

미세먼지는 학내 다양한 곳에서 캠퍼스 풍경을 바꿔가고 있다. 이달 9일, 제61대 총학생회 「내일」은 마스크를 공동구매하는 복지사업을 진행했다. 당초 4일간 진행할 예정이었던 구입신청은 첫째 날 자정 조기 마감해야 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건휘 학생복지국장(건축학과·16)은 “KF94 마스크 16,000개, KF80 마스크 2,800개가 판매됐다”며 “620명 정도가 공동구매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본부 또한 정부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령’에 따라 구성원을 대상으로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비상저감조치 발령 다음 날 6시부터 21시까지 홀수 일에는 차량등록번호 끝자리가 홀수인 차량만, 짝수 일에는 차량등록번호의 끝자리가 짝수인 차량만 출입을 허가한다. 현재 캠퍼스관리과는 문자메시지와 홍보물을 통해 동참을 유도하고 있지만 참여율은 높지 않다고 밝혔다. 캠퍼스관리과 김원선 과장은 “엄격한 단속을 통해 차량을 돌려보내는 조치도 생각하고 있지만, 차량 출입을 강제로 규제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며 “학내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세먼지 노출도가 높은 학내 공사장에서도 마스크 착용 등 보호 절차를 강화했으며, 유해물질을 거르기 위해 필터 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시설기획과 김기업 과장은 “공사장 관리는 이전부터 계속 강화해 왔다”며 “아직 큰 변화는 없지만, 미세먼지 농도가 나빠지면서 앞으로 공사 기간이나 공사비에 끼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와 같은 단기적인 조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학내 기관은 미세먼지 사태에 대한 별도의 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중앙도서관 및 보일러실 등 일부 시설은 관련 규제에 따라 정기적으로 점검을 시행하지만, 대부분의 학내 시설은 기관 차원의 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어 대기질의 위해여부를 파악하기조차 어렵다. 일부 학내 연구소가 관심을 갖고 개별적으로 실험을 진행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본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학내 미세먼지 농도를 조사하지는 않고 있다. 관악사나 학내 강의실과 같이 구성원이 오래 머무르는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없는 것이다. 불안은 오롯이 학생의 몫이다. 외부 공기가 좋지 않은 날엔 꼭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이용재 씨(산업공학과·17)는 “학내 강의실이나 건물 내부는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들은 바가 없으니 학생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서울대가 학내 미세먼지 현황에 대해 대대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기 정체 유발로 미세먼지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대처도 미흡하다. 현재 서울대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0년까지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에 따라 온실가스를 기존 배출량 대비 15%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6년 연속 서울시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서울대는, 노후화 설비의 교체 및 건물 단위 에너지 소비 패턴 분석 등에 나섰지만, 에너지 소비량은 계속 증가 중이다. 최근 서울대는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에 나서기도 했는데, 온실가스 배출 문제에 대한 ‘땜질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계속된 미세먼지 사태에 구성원의 불안감이 커지며 본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마스크 착용 등의 일반적인 예방 조치조차 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 캠퍼스 내 공기오염에 대한 본부의 방향성 설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보건진료소 조희경 교수(가정의학과)는 “미세먼지 사태 속에서 불편을 겪는 학내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며 “천식을 앓거나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고위험군 학생들을 파악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 등교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등 학교차원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충식 교수는 “미세먼지 사태에 대한 대응은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기본”이라며 “보건대학원, 환경대학원, 보건진료소와 보라매병원 등 관련 주체들이 서로 연계해 통합적으로 구성원의 안전에 대한 계획을 세웠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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