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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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예진 기자
  • 승인 2019.03.24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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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 자리 쟁탈전 -
사진 출처: 『대학신문』 1984년 11월 12일
사진 출처: 『대학신문』 1984년 11월 12일

 

수십 여 년의 쇄신을 거쳐 중앙도서관은 국내 최고의 대학 도서관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빌려본 책의 대출 횟수는 2019년 3월 21일 기준 27회에 불과할 정도로 도서관 이용자 수에 비해 책을 대출하는 사람의 수는 많지 않다. 도서관은 공부하기 위한 독서실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과거의 학생들도 도서관을 독서실처럼 이용했을까? 민주화 열기가 뜨거웠던 1980년대의 도서관은 어땠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대학신문』 기자들이 약 40여 년 전 발행된 『대학신문』을 펼쳤다. 

△1980년대, 도서관을 쓰고 싶어요=80년대 『대학신문』은 거의 모든 호에서 도서관 열람실의 ‘공간 부족’ 문제를 다뤘다. 이 당시 도서관에서 자리 잡기란 아침 9시가 지나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열람실 좌석이 절대적으로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열람실에 자리를 잡고 소지품을 둔 뒤 나타나지 않는 학생도 많았다. 1985년 자료에 따르면 도서관 출입자의 87%가 도서관을 독서실로 사용했다. 한편 80년대엔 도서 열람 전산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도서관 대출 제도는 사서가 직접 책을 찾아주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대출 신청은 오후 4시까지만 가능해 수업이 늦게 끝나는 학생은 책을 빌리기 어려웠다. 민주화 열기로 가득 찼던 1980년대의 도서관은 농성을 위한 점거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이를 막기 위해 시위가 과열될 땐 본부에서 도서관을 휴관하기도 했는데, 이는 많은 학생의 비판을 받았다. 도서관에서 농성을 하다 학생이 떨어져 죽은 사건도 있었는데 신문 검열 때문에 대학신문에 보도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1990년대, 외부인은 출입금지?=1990년대엔 도서 열람 전산화와 함께 지금의 도서 대출 시스템이 도입됐다. 1992년엔 도서관 재정비와 함께 ‘서울대학교 부설도서관’이란 명칭이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으로 변경됐다. 이때부터 도서관은 외부인 출입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1993년엔 사물함을 설치해 외부인에 의한 도난사고 문제를 막고자 했다. 1997년엔 도서관의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기 위해 도서관 자동출입 제어기를 설치했다. 이 결정으로 재학생은 학생증을, 외부인은 신원이 보증된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도서관을 출입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졸업생의 반발이 크자 1999년엔 도서관 열람실 및 서고의 제한적 개방을 실시했다. 일반 자료실은 신분증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었으며 열람실은 20세 이상의 주민에게 전면 개방됐다.

△2000년대, 도서관 열람실 개방과 중도터널=2000년대 초반, ‘도서관 열람실을 외부인에게 개방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의 불꽃이 크게 타올랐다. ‘국립’서울대학교로서의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재학생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2003년 『대학신문』이 실시한 도서관 열람실 개방 찬반 설문조사 결과, 응답한 학생 중 68.2%가 도서관 열람실 개방에 찬성했다. 2000년대 도서관의 존재 가치는 중앙도서관 터널(중도터널)에서도 드러난다. 당시에도 ‘중도터널’은 대자보 게시가 활발해 학생 사회의 가장 중요한 소통 공간으로 인식됐다. 2005년엔 중도터널의 공사가 이뤄졌는데, 발암물질인 석면에 학생들이 무방비로 노출됐다는 사실이 『대학신문』의 단독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중앙도서관은 1980년대부터 계속해서 제기돼 온 장서 부족, 공간 부족, 대출 과정의 불편함 등의 문제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하지만 좌석을 예약하고서도 실제로 그 좌석을 사용하지 않는 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이는 80년대에 소지품을 두고 좌석을 선점했던 모습과 비슷하다. 역사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듯, 과거의 도서관 사용 문화는 지금의 도서관을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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