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연 장터 자리 둘러싼 대립

고성과 폭언도 오간 것으로 알려져

총학, 규정에 따른 절차 주장

전철연, “절차 고지받은 적 없어”

지난달 30일부터 3일간 열린 봄 축제에서 전철연 장터를 둘러싸고 갈등이 불거졌다. 학관 앞 장터 설치를 놓고 총학생회(총학) 및 서울대학교 축제하는 사람들(축하사)과 전국철거민연합회(전철연) 간에 충돌이 생긴 것이다. 결국 전철연 장터 장소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고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이번 갈등은 장터 부스 장소에 대한 총학 및 축하사와 전철연 간 견해 차로 인해 발생했다. 지난달 30일 전철연 측에서는 관행대로 학생회관(학관) 앞에서 장터를 진행하고자 했으나 총학 측에선 안전, 위생, 계약의 세가지 이유를 들어 이를 제지하려 했다. 총학과 축하사는 대신 문화관(73동) 앞으로 전철연 연대 장터 자리를 마련하려 했지만, 전철연에선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이를 거부했다. 이에 학교 교직원들과 청원경찰까지 출동했으나, 전철연과 교직원, 청원경찰 사이에 욕설과 폭언이 오가는 등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마저 연출됐다. 결국 전철연이 천막 설치를 강행하면서 총학은 더는 이에 관여할 수 없었다.

총학과 축하사 측은 전철연이 규정에 따른 신청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연대 장터 관련 업무를 총괄한 도정근 총학생회장(물리·천문학부·15)은 “작년까지는 전철연에서 총학이나 축하사와 장소에 대해 사전조율을 하고 축제에 왔었지만 이번에는 조율이 되지 않아 학관 앞자리를 허가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학관 앞이 보행자 이용 통로인데 차도 지나다녀 안전문제가 있고, 학관 화장실에서 끌어온 물을 세제와 함께 학관 앞길로 흘려보내는 위생문제가 있으며, 이미 학관 앞 장소를 계약한 푸드트럭의 장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계약문제가 있다”며 학관 앞에서 장터 진행을 불허한 이유를 밝혔다. 이에 더해 그는 “그동안은 연대의 의미로 전철연 측에 다른 외부단체들과 같은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게 하는 등 편의를 봐 드렸다”며 “축제를 대하는 학생들의 인식이 변함에 따라 전철연 측도 다른 외부단체와 같이 규정에 따라 신청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철연 김소연 조직국장은 전철연 측이 규정에 따른 절차에 대해 통보받은 적이 없다며 반론했다. 그는 “축제 한 달 전부터 총학생회장에게 장터 부스에 대해 연락을 했지만 제대로 된 답을 듣지 못했기에 이전 총학으로부터 약속받은 대로 학관 앞에 장터를 차린 것 뿐”이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총학생회장이 절차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었다면 한 달 전에 고지를 해줬어야 했다”며 “축제 시작 직전에서야 원칙론을 이야기하면서 부스 신청과정에 대해 문자 한 통 보내는 것은 책임감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한편 2015년에 총학생회 직무대행 단과대학생회장 연석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동현 씨(자유전공학부·13)는 “과거에는 학생들과 여러 사회단체 사이에 연대가 강했으나 지금은 연대가 끊어진 지 오래”라며 “학생운동도 점차 쇠퇴해 전철연과 학생 사이에 공감대 형성이 떨어진다”고 학생사회의 변화가 이번 갈등의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총학이 전철연 장터 설치를 용인하면서 당장은 사건이 일단락됐으나, 이번 문제에 대한 양측의 견해차가 커 전철연 장터 운영을 둘러싼 갈등은 다음 가을 축제까지 시한폭탄으로 남아있다. 그 사이에 양측이 모두 합의할 만한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가을 축제 때도 갈등은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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