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 작은 득실보다는 명분과 대의를 봐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 작은 득실보다는 명분과 대의를 봐야”
  • 김용훈 기자
  • 승인 2019.05.19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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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패스트트랙 정국,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김종민 간사에게 묻다

지난달 29일에서 30일로 넘어가는 자정 무렵, 선거법 개정안을 비롯한 3개 안건이 극심한 진통 끝에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패스트트랙 법안은 국회 논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내년 3월에는 본회의에 자동으로 상정돼 표결에 부쳐진다.(『대학신문』 2019년 5월 5일 자) 하지만 아직 국회는 마비 상태고,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을 이어나가고 있는 등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정당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여야는 현 시국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며,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을까. 『대학신문』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의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패스트트랙과 선거법 개정안에 관해 직접 물어봤다.

정개특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간사
정개특위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간사

 

≫자유한국당이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조만간 국회로 복귀할 것이라 보는가.

곧 복귀할 수밖에 없다.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이 표결을 통해 성사되자 자유한국당은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국회를 떠났다. 국회가 부당한 결정을 내렸다며 지지자와 국민에게 호소하고, 여론의 힘을 입어 정국을 바꿔보려는 의도다. 장외투쟁의 목적이 그렇다 보니 국민의 호응과 지지 없이는 투쟁을 지속할 수 없다. 실제 대다수 국민이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공감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막무가내로 장외에 남지 못할 것이다. 조만간 협상의 장으로 돌아오지 않을까. 

 

≫선거법 개정안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의 의석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야 3당과 거래한 것 아닌가. 

혹자는 그렇게도 본다.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야 3당의 선거법 개정안을 수용했다고 의심하는 것이다. 하지만 깊이 생각하면 이 해석이 틀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공수처법은 한 번 통과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선거법 개정안은 통과 이후 지속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변화를 가져온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리를 따진다면 아무리 공수처법 통과에 혈안이라 해도 선거제로 인한 손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어떻게 장기적인 손해와 단기적인 이익을 선뜻 거래하겠는가.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 명분과 한국 정치의 미래를 택했다. 이것이 옳은 방향이라는 판단이 섰을 뿐이다.

앞으로도 명분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갈 생각이다. 자유한국당과 이익을 주고받는 방식으로는 합의에 이를 수 없다. 자유한국당은 어떻게든 손해를 줄이려 들 것이고, 야 3당은 지금의 합의에서 한 발자국도 후퇴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제는 이해가 아닌 명분과 대의를 따져야 할 때다. 모든 정당이 조금씩 손해를 보더라도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갈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이렇듯 논의의 틀이 바뀐다면 자유한국당 역시 스스로 생각한 최선의 개혁안을 가지고 합의에 참여할 것이라 기대한다. 

 

≫명분을 강조했다. 선거법 개정안이 어떤 명분을 가지고 있는가. 

현재 패스트트랙에 오른 개정안은 최소개혁안에 불과하다. 여야 4당 각각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다 보니 개혁의 정도가 최소에 그쳤다. 이제 이 개정안을 명분에 기초한 최대개혁안으로 발전시키려 한다. 그 명분은 국회의 다양성이다. 국민은 성별, 연령, 직업 등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국회는 어떠한가. 국민이 다양한 만큼 국회도 다양한 면모를 띠고 있는가? 지역구에서 한 명을 뽑는 선거제도에서는 비슷한 국회의원 253명이 뽑힌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원내 제1당 혹은 제2당 후보를 뽑을 것이고, 판검사, 고위 공직자, 좋은 학벌 등 경력 좋은 사람이 표를 받을 것이다. 살펴보면 지역구 의원 대부분이 50대, 남성, 명문대로 추려진다. 이러니 청년, 여성, 장애인을 대변할 사람이 없다. 이 상황을 교정하기 위해서 비례대표를 증원하는 방향의 최대개혁안을 설정할 것이다. 다만 일방적으로 비례대표 확대를 주장하면 자유한국당이 반발할 것이므로 비례대표 확대와 자유한국당의 문제의식을 함께 소화할 수 있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상황이 무르익지 않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 

 

≫앞으로 선거법 개편안의 운명을 어떻게 보는가.

국회법에 규정된 기간이 지나면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본회의 표결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자유한국당은 실리를 위해서라도 협상에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좋다고 본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생각은 아니다. 선거제 개편이 한 당을 배제한 채 의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패스트트랙은 330일 동안 토론을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그러니 토론 재개를 위해 힘쓰겠다. 법안을 밀어붙이지 않고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진정성 있게 보여주려 한다. 자유한국당이 기존 선거법 개정안이 아닌 다른 안을 들고 오더라도 토론할 것이고, 선거법과 권력 구조 개헌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그 또한 논의하겠다.

 

김종민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민심’을 서로 다르게 바라봤다. 김종민 의원은 민심에 따라 자유한국당이 복귀해야 한다 주장했고, 장제원 의원은 선거법 개정안이 불합리하다며 개정 강행이 민심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 경고했다.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에서 국민의 의중을 살피는 시각이 다르니 서로 다른 해답을 내놓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지금의 정쟁을 국민이 언제까지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국민은 법안 상정 과정에서 벌어진 물리적 충돌을 목격했고, 거듭된 대립에 소외된 법안의 처리를 기다린 지 오래다. 여야가 상이한 논리와 생각을 가질 수는 있지만, 국민의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는 점과 그들의 본분은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임을 상기해 하루빨리 입장의 간극을 좁히고 결과물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사진: 황보진경 사진부장 hbjk0305@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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