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자의 눈으로 학내외 사회를 바라보다
정치학자의 눈으로 학내외 사회를 바라보다
  • 정인화
  • 승인 2019.08.25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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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박찬욱 교수(정치외교학부)
사진 제공: 박찬욱 교수(정치외교학부)

박찬욱 교수(정치외교학부)는 비교정치학자로서 한국 대의민주정치의 실태를 진단하고 처방을 모색하려 노력해왔다. 또한 박 교수는 서울대 교육부총장과 대학원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신임 총장이 선출될 때까지 학교 공동체를 이끌었다.

Q. 사회과학자로서 학계의 논의, 연구와 실제 정치, 사회 간에 간극을 느낀 적이 있는가?

A. 사회과학의 어느 분야나 실증이론과 현실, 규범이론과 실천의 괴리는 존재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내가 관찰하고 경험한 한국 정치는 변화무쌍해, 일반원리를 찾으려는 나의 지적 노력은 마치 바위를 산꼭대기로 굴려 올리는 행위를 반복한 시시포스의 처지와 같지 않았나 생각한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며 학술적 분석이나 정책적 처방을 힘들게 만드는 난제를 낳고 있다. 이론과 현실의 거리가 멀수록 난제의 탐구를 위해서는 사회과학, 인문학과 과학기술을 아우르는 통섭, 융·복합 연구가 요구된다.

Q. 다양한 해외 대학에서 초빙교수로 머물며 외국 학생과 비교해 서울대 학생만의 특징이나 고민이 있다고 느낀 적 있는가?

A. 외국 유수 대학과 비교해도 서울대처럼 사회 곳곳에 지도자를 많이 배출한 경우가 드물다. 서울대 학생들은 대단히 우수하지만, 입신출세의 중압감을 많이 느끼고 뒤처지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다. 여러 분야에 걸쳐 지도자를 기르는 서울대지만 기반 교육이 미흡하고 학생들은 전공의 범위를 좁게 파악하며 암기식 공부를 벗어나지 못한다. 학생들은 사회봉사와 공헌에 관련된 과목, 강의실 너머의 문화예술과 체육 활동에 별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 대학은 지식을 창출하는 학문공동체며 지적으로 뛰어난 학생들이 모인 서울대가 취업 문제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작년에 총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당시 가장 노력을 기울인 일은 무엇인가?

A. 작년 7월 하순 교육부총장 겸 대학원장의 당초 임기가 만료됐지만 예기치 않던 총장 궐위로 말미암아 올해 1월 말까지 총장직무대리를 맡았고, 일주일 후 교육부총장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195일 과도기의 ‘징검다리’ 집행부를 맡았던 보직자들과 나는 서울대가 혼란과 위기 상황에 빠지지 않고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온 힘을 다했다. 신임 총장을 신속히 재선출하기 위해 대학 구성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다양한 여론을 수렴했다. 학내 분분한 이견을 적시에 조정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나는 정년퇴임 직전까지 총장 직무를 대행하게 됐을지도 모른다.

Q. 서울대학교 구성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대학은 교수, 직원, 학생이 이루는 삼각동맹의 공동체다. 그런데 대학은 교육과 연구를 고유한 목적으로 하는 기관이기도 하므로 그 본질적 성격상 교수가 대학의 목표와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이 점을 다른 구성원 집단이 인정하지 않으면 대학의 존립 자체가 어렵다. 최근 몇 교수가 교육자로서 부적절한 일탈 행위를 저질러 학내외로 지탄을 받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도덕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교수 집단을 타파해야 할 기득권 지배계급처럼 봐서는 안 된다. 서울대 교수들 대부분은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열성을 다해 본분에 충실해 왔다고 자부한다. 서울대 구성원들은 서로를 인격적으로 동등하게 대우하며 상호 존중해야 한다.

박찬욱 교수는 정년 후 계획을 묻자 “현역에서 물러난 후로는 가족과 친구들과 누리는 사사로운 즐거움도 찾고 싶다”라며 비유적으로 “청산에 살리라”라고 답했다. 그는 “욕심 없고 의연하며 내면적으로 풍성한 노후의 삶을 살고 싶다”라고 말하며 정년 이후의 삶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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