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진 교수(사회대ㆍ사회학과)

젊음은 아름답다. 대학은 바로 그 젊음을 불태우는 곳이다. 내가 대학에 들어왔을 때, 선배들은 “studieren, lieben, trinken”하라고 말했다. 요즘 대학생활에서 그러한 낭만을 찾아볼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삼팔선’이 무너지고 ‘이태백’이 양산되는 실업의 시대에 낭만은 수사에 불과하다.

당시 대한민국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불 정도였으니 대학생활이 어땠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그래도 우리 세대는 서로 나눠가지길 좋아했다. 이념과 철학은 달라도 공동체적 이상을 공유했다. 존재구속성(seinsverbundenheit)이라 할까. 당시 사상과 운동은 그런 환경에서 자연적으로 나온 것이다. 이제 세상은 개선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다. 과거에 매달리다 미래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래를 보라. 맞이하기보다 찾아가길 바란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대학생활 4년은 짧다. 시간을 아껴라. 적어도 15년 후에 무엇을 할지를 생각하고 미래를 설계하라. 중ㆍ고등학교 시절의 관성을 버리고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버릇을 기르기 바란다. 동서양의 고전도 중요하지만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간사의 고민을 통해 여러분들 개인과 사회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부탁하건대 ‘학점따기 좋은 강좌’를 수강하지 마라. 우리 대학에는 교양과 전공 영역에 다양하고 유익한 강좌들이 많다. 넓은 수준의 교양은 깊은 수준의 전공 이해로의 지름길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복합기능적 전문인이 될 수 있는 자아개발과 훈련이 필요하다.

지식은 세상의 변화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실천 없는 지식이 공허하듯 지식 없는 실천은 맹목적이다. 대학에서 많이 배워야 한다. 배움을 통해 앎을 깨달음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여러분들의 대학생활은 일단 성공한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기초교육원에서는 이론과 현실을 연계하는 종합학문적 강좌를 올해 2학기부터 선보이려 한다. 이 강의는 인간복제의 윤리적 문제, 쯔나미의 사회심리적 결과, 다산 정약용의 개혁프로그램, 슘페터의 일하는 복지 등 우리 주변의 사건ㆍ주제ㆍ인물 등을 다룰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학부생들의 학문적 소양이 한층 향상 되기를 바란다.

새내기들의 입학을 다시금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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