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물관리의 좌표를 찾다
미래를 위한 물관리의 좌표를 찾다
  • 오지형 기자
  • 승인 2020.09.13 0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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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 국가물관리기본계획 포럼

올해 7월 인천광역시의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되면서 물관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에 지난달 31일 환경부는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온라인 국민 소통 포럼’을 개최했다. 물관리기본계획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되는 물관리 정책의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유역 물관리, 물분정 조정, 물 비용부담을 중심으로 세워진다. 본 간담회에는 한국환경정책 평가연구원(KEI) 통합물관리연구실 한혜진 연구위원, 권현한 교수(세종대 건설환경공학과), 김이형 교수(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를 비롯한 6명의 물 관련 전문가가 참여해 국가물관리기본계획의 현황과 앞으로의 물관리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새롭게 단장한 국가물관리기본계획

2018년 6월,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며 국토부와 환경부 등이 분담하던 물관리가 환경부를 중심으로 일원화됐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는 물관리 분업화 원칙을 고수해 왔다. 분업화된 물관리는 부처별로 목표가 달라 정책이 세분화되지 않거나 예산이 중복으로 투자되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이에 정부는 환경부가 담당하던 수질, 수생태, 지방 상수도 관리에 수자원 정책국, 수자원 공사, 4대강 홍수통제소의 업무를 더해 물관리 담당 부처를 일원화했다. 한혜진 연구위원은 “물관리 일원화와 함께 ‘물관리기본법’이 제정돼 물관리에 관한 통합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게 됐고, 물관리 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으로 설치되면서 국가물관리기본계획에 대한 심의 및 의결이 가능해졌다”라며 긍정적인 변화를 소개했다. 이어, 한 위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국가의 공공성 기능에 대한 요청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환경, 사회, 경제, 기술,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접근을 물관리기본계획에 포괄하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세심한 물관리의 필요성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물관리의 열악한 여건을 꼬집었다. 인구 밀도가 높은 한국은 국토 면적 대비 물의 사용량과 배출량 모두 상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홍수와 같은 기상 이변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또 이미 노후한 국내의 물 인프라 시설과 더불어 오염되는 물이 증가하며 물 재사용의 지속 가능성도 위협받고 있다. 한혜진 연구위원은 “4월 KEI에서 진행한 물관리 인식 조사에서 국민은 수질, 수돗물 공급, 홍수, 침수 등이 과거에 비해 좋아졌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지표수의 수질은 더욱 나빠졌다”라고 말했다. 김이형 교수는 “도시에서는 아스팔트와 시멘트가 지면을 덮는 비율이 늘어나며 물이 땅으로 스며들기 어려워졌다”라며 “결과적으로 오염물질이 더 많이 지면에 배출된 것”이라며 지표수 오염의 배경을 설명했다. 

지역 간 물관리의 형평성 문제도 지적됐다. 도시와 농촌 간의 수도 요금과 수도 시설의 관리 능력이 달라 상수도 서비스에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물관리위원회의 조사자료에 따르면 전국 평균 상수도 보급률은 98%이지만 면 지역은 75.6%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한혜진 연구위원은 “자체 취수원을 가진 지자체가 24%밖에 없어, 기후 변화로 심한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났을 때 지역 간 양보를 하지 않으면 물 공급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라고 경고했다. 기후 변화로 심화된 물 부족 지역 간의 형평성은 물관리 기본원칙 중 물의 공공성에 해당하는 부분이기에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이에 한 위원은 “지역 간 물관리의 형평성을 해결하기 위해 법제적,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한 준비

홍수, 수돗물 사고로 물관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급증한 현재, 김이형 교수의 발제로 지속가능한 국가 물관리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됐다. 먼저 김이형 교수는 “인공계와 자연계의 물순환 연결로 도시에서 발생한 물이 자연스럽게 자연으로 흘러들어 정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물관리 기본원칙 중 하나인 ‘건전한 물순환’을 강조했다. 현재 자연계와 인공계의 물순환이 단절돼 인공적으로 도시에서 발생한 물을 처리하며 큰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이어 김 교수는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그린 인프라 확대’를 주장했다. 그는 “그동안 물 관련 시설은 인근지역 거주민에게 간접적인 혜택을 주지 못했다”라며 “혐오 시설로 여겨지는 하수처리시설을 지하로 옮겨 지상을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한국의 과도한 도시화로 인한 불투수(不透水) 면적 증가를 지적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사업’을 소개했다. 김이형 교수는 “대전광역시를 포함한 5개의 선정 지역에서 지면을 덮고 있는 불투수성 소재를 걷어냈고 지반으로 자연 유입되는 빗물의 양을 늘리는 기술을 도입했다”라며 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해 도시의 투수 면적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래의 물관리를 위해서는 아직도 손봐야 할 분야들이 많이 남아 있다. OECD 국가 중 ‘물 스트레스’가 6번째로 높은 나라에서 물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꾸준히 물관리 현황을 점검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물관리 일원화로 물관리에 사회의 여러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로 물관리 현황을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해 잘 이행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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