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효(국어국문학과)
문성효(국어국문학과)

 

“시는 어렵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보다 지금 더 자주 듣는 말입니다. 시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도 의견은 분분합니다. 도대체 시는 왜 어려울까요. 여기에 제 생각을 소박하게 적어보자면 이렇습니다. 시가 어려운 이유는 시를 어렵게 읽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하나부터 열까지 해석하려는 고집은 특히 시를 읽는 독자들에게 흔합니다. 시 읽기는 숙제가 아니라서 읽을 수 있는 만큼 느끼고 즐기면 그만입니다. 한 명의 시인을 사랑하라 말하지 않겠습니다. 한 권의 시집을 사랑하라 말하지 않겠습니다. 한 편의 시를 사랑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시를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시를 어렵게 생각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이쯤에서 평론가의 위치를 고민하게 됩니다. 시가 어렵게 읽히게 된 것은 시를 어렵게 읽은 다양한 형태의 평론들에도 책임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일에 누구라고 어려움이 없겠습니까. 다만 평론가는 어려움을 전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짊어지는 사람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제 비평을 읽는 여러분을 잘 모르지만, 그래도 항상 여러분을 생각하면서 많은 문장을 버리고 고쳤습니다. 이원하의 시를 음미하는 여러분의 산책로가 부디 깔끔하게 마감되어 있기를 소망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저를 시의 길로 인도해주셨던 윤지환 선생님. 항상 제자를 따뜻하게 맞아주셨던 서철원 교수님. 어떤 학생에게든 문학 공부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유중 교수님. 학자로서의 삶을 몸소 보여주셨던 박희병 교수님. 또 언제나 복무 안전에 힘써주시는 송파경찰서 방범순찰대 지휘요원 분들과 가족처럼 동고동락하는 대원들. 항상 보고 싶은 문씨 형제. 우리 막내가 문학상 받았다며 여기저기 자랑할 모습이 눈에 훤한 아버지. 고된 학자의 길을 걷겠다고 자처하는 아들을 한결같이 응원해주시는 어머니. 지면에 적지 못한 이름들은 제 가슴 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윤에게. 저는 문학보다 윤에게서 더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슬프고 어려운 시간을 함께 견뎌준 윤에게 제가 가진 올해의 가장 큰 기쁨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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