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게임 컨텐츠 규제 합리화의 계기로 삼아야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게임 컨텐츠 규제 합리화의 계기로 삼아야
  • 대학신문
  • 승인 2021.09.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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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시행된 ‘강제적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로, 그간 실효성 및 검열·위헌 논란에 시달려왔다. 이 가운데 지난달 25일 정부가 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교육부 합동 브리핑에서 연내 법률 개정을 통한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를 발표한 것은 긍정적인 일이다. 셧다운제는 심야 시간대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일괄적으로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와 게임 실명제 시행·청소년 게임 가입 시 법정대리인 동의 확보·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대리인의 요청 시 게임 이용시간 제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로 나뉜다. 이번에 폐지가 결정된 제도는 강제적 셧다운제로, 정부는 게임시간 선택제에 대해서는 유지 방침을 밝혔다.

강제적 셧다운제와 비교해 게임시간 선택제는 청소년과 보호자의 자율적 결정권을 상대적으로 더 존중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제도 운용을 위해 게임 실명제를 강제하며 청소년의 경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회원가입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이미 많은 게임사가 게임시간 선택제와 유사한 ‘자녀 보호 기능’을 자체적으로 제공하고 있지만, 게임시간 선택제는 실명 인증을 추가로 요구하기 때문에 국내에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게임사가 본인 확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국내 게임사의 경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에 대응하고 있으나, 해외 게임사의 경우 게임 이용 시간을 법률로 규제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오직 한국 시장만을 위한 별도의 실명 인증 서버를 구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 등 유명 해외 게임사는 한국 청소년의 자사 게임 계정 생성을 완전히 차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미성년 게임 이용자의 선택권을 침해한다. 일례로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비스하는 12세 이용가 게임 마인크래프트는 게임 실명제로 인해 지난 6월부터 한국 미성년자의 이용이 불가능해졌다.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이후에도 이런 문제점은 여전히 남을 것으로 예상되나, 주무부처에서는 이에 대해 별다른 대처가 없는 상황이다. 게임시간 선택제의 큰 틀은 유지하되, 문제가 되는 세부 조항들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그동안 강제적·선택적 셧다운제를 시행하며 비합리적 규제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청소년에게 유해한 선정적인 게임 광고, 도박에 근접한 사행성을 가진 확률형 아이템 게임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비합리적인 규제보다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는 합리적인 규제로 나아가야 한다. 정부는 게임시간 선택제와 같은 과도한 규제는 일부 완화·개선함과 동시에, 유해 광고 차단과 확률형 아이템 규제 등 건전한 게임 문화 조성을 위해 필요한 규제들은 합리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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