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결정족수 무시한 채 강행돼 … 항의서한 전달과 본부 점거농성 이어져

총학생회(총학)는 지난달 31일(목) 오후 본부 앞 아크로폴리스에서 ‘2005년 교육투쟁 승리를 위한 3ㆍ31 서울대인 비상총회’를 열었다. 이번 비상총회에는 ▲2005년 등록금 인상분 반환 ▲학부대학 및 전문대학원 계획 전면 재논의 ▲상대평가제 폐지 ▲학점취소제 쟁취 ▲대학운영위원회 건설 등의 교육투쟁 요구안이 의결됐다.


◆참가자 수 1701명으로 비상총회 시작
(오후 4시~7시20분)

4시 30분경 사회대ㆍ사범대ㆍ농대ㆍ법대 등 단과대 학생회 및 노래패에서 준비한 공연이 시작되면서 아크로폴리스에 각 단과대 및 과/반 학생회가 모였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참석해 점차 학생수가 늘었으나 귀가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대다수의 학내 단위들이 집결하자 총학은 5시 50분경 과/반 학생회별로 참석인원을 세고 각 단과대 학생회가 이를 수합해 총학에 전달하는 형식으로 참가자수 점검을 실시했다. 소속단체가 없는 학생들은 총학이 배분한 비표에 서명해 참석여부를 확인했다.

총학은 자체 추산한 학부 재적인원 1만 8천여 명(연건캠퍼스 제외)에서 휴학생을 제외, 추정 재적인원의 10%인 1700명으로 의사정족수를 정했다. 당초 시작 예정시간인 4시에서 3시간 20여분이 지난 7시 20분경, 총학은 1701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고 발표하고 비상총회를 개회했다.


◆‘민주적 절차’에 대한 의견 충돌
(7시 20분~8시 30분)

총학은 위의 5개 안건을 의결에 부쳤으나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의사정족수 검토를 요구했다. 확인 결과 비상총회를 개회할 당시의 인원수에 미치지 못하자 총학은 “이 경우 개회 시에만 의사정족수 요건을 채우고, 의결 시에는 미달해도 그대로 비상총회를 진행할 것을 미리 총운위에서 결정한 바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이상미씨(역사교육과ㆍ98)는 “비상총회의 형식적인 절차에 어긋나므로 계속 진행할 수 없다”며 비상총회를 ‘결의대회’ 형식으로 바꿀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총학은 비상총회 진행여부를 표결에 부쳐 과반수의 학생들이 찬성하자 그대로 의결을 진행했다. 


◆철골구조물 설치해 본부 진입
(8시 30분~9시 40분)

한편 8시 30분경 10여 명의 학생들이 철골구조물을 설치해 본부 2층에 진입했다. 학생들은 자물쇠로 잠겨 있던  2, 3층 철문을 망치와 쇠톱, 소화기 등으로 부수고 대기 중이던 학생처 직원, 청원경찰과 대치했다. 학생들은 각 층을 점거하고 비상총회대표단이 본부로 진입할 때까지 기다렸다.

 
◆비상총회 대표단, 학생처장 항의 방문
(9시 40분~10시 10분)

비상총회 안건이 모두 의결되자 총학생회장 정화씨(국어국문학과ㆍ01)를 비롯한 비상총회대표단 3명은 9시 40분경 이미나 학생처장을 항의 방문했다.
대표단이 학생들의 요구안을 전달하자, 이 처장은 “총학이 요구안을 ‘총장과의 대화’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는 것인지, 교육환경개선협의회에 전달해 달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운찬 총장에게 요구안을 전달하겠지만 총장이 모든 학내 사안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회대 학생회장 나세웅씨(정치학과ㆍ02)는 “학생처로부터 내용있는 답변을 기대했지만 학생들의 의견이 전달되는 수준에 그쳐 유감”이라고 말했으며, 정화씨는 “총장과의 대화에서 책임있는 답변을 들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사회대, 본부점거 철야농성
(10시 25분~다음날 12시 30분)

요구안 전달이 끝난 뒤 학생 전원은 본부 3층에 진입해 자보를 붙이고, 본부 앞 잔디에 피켓을 설치하며 시위했다. 대다수의 단과대는 40분 가량 본부를 점거한 후 해산했으며 총학은 본부 앞에서 천막농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대 학생회가 “본부로부터 실질적인 답변을 듣기 위해서는 비상총회에 참석한 학생들의 결의를 이어가야 한다”며 본부 점거농성을 총운위에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부결돼, 사회대 학생회는 별도로 본부점거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총학, 사회대와 연대해 본부 중식투쟁
(금요일 오후 12시 30분)

총학은 천막농성을 보류하고, 사회대 학생회와 연대를 결정했다. 본부 3층에서 밤을 지새운 사회대 학생회는 1일(금) 오후 12시 30분경 총학과 인문대, 농대, 미대, 법대 등 단과대 학생회가 참석한 가운데 점심시간을 활용하는 중식투쟁 집회를 열었다.


◆인문대, 법대 점거농성
(토요일 오후 2시 30분)

총운위는 2일(토) 단위별로 점거농성에 연대하기로 결정해 사회대에 이어 인문대, 법대 학생회가 본부 점거농성에 돌입했다. 총학은 총운위 논의를 통해 향후 천막농성 등 교육투쟁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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