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 2034호 ‘함께하는 지도 함께하는 공동체’ 기사는 저자가 자신의 연구를 시작했던 계기와 연구의 지향점에 대하여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이 기사가 인상적이었던 것은 저자가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따뜻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예시를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서평 속 그의 이야기에서 기술 혁신이란 궁극적으로 공동체의 행복에 기여해야 한다는 그의 생각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세바시) 강연을 통해 이미 저자의 프로젝트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바시 강연에서 그는 시설을 찾기 어렵거나, 찾았는데 문이 잠겨 있는 등이 장애인들이 화장실 및 편의시설을 이용할 때 겪는 여러 문제점을 언급했다. 또한 장애인들을 위한 화장실과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가 업데이트되지 않아 이런 문제들을 목도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왔다고 했다. 실제로 이와 같은 장애인 접근성의 문제는 실제로 장애 관련 분야에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접근성 문제의 개선을 위해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커뮤니티 매핑은 장애인 접근성과 장애인 이동성을 개선하기 위한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커뮤니티 매핑이란 어떤 지역의 구성원들이 사회문화나 지역의 이슈와 같은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현장에서 수집하고, 이를 지도로 만들어 공유하고 이용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새펀 쉐빈 교수(시러큐스대 교육학과)는 “아이들이 서로가 가진 차이에 대해 알게 되는 것,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 그리고 다른 집단을 억압하는 구조를 바꿔 나가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은 장애 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하는 통합교육의 교실에서 시작될 수 있으며, 이런 교실에서 학생들은 민주적 구조를 경험할 수 있다”라고 함께 하는 통합교육의 정신에 대해 논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집단지성과 공동체적 참여를 통해 이뤄지는 커뮤니티 매핑이 장기적으로는 학생 또는 시민들이 참여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발전되고, 더 나아가 사회적 혁신에 기여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이런 그의 이상은 앞서 언급한 통합교육의 이상과도 일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매핑 프로젝트의 참여자들은 커뮤니티 맵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높은 보도블록이 어떻게 지체장애인들의 이동을 제한할 수 있는지, 지하철에서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휠체어용 에스컬레이터가 울려대는 우렁찬 경음악 소리가 장애인들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키게 될지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볼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커뮤니티 매핑은 타인의 어려움에 공감할 줄 아는 시민성의 함양에 기여할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연준모 강사

교육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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