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 장미로 장식된 방에서 아침 식사로 비타민 A가 풍부한 황금쌀 밥을 먹고, 잘 무르지 않는 토마토를 디저트로 즐긴 후 카페인 없는 커피를 마신다.
이처럼 인공적으로 유전자를 변형시킨 생물을 의미하는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됐다. GMO는 식량ㆍ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생태계를 파괴시킬 것이라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이에 『대학신문』에서는 GMO에 대한 논란과 원리, 역사를 알아보았다.

◆ GMO의 역사
GMO 연구는 1973년 코헨 박사의 유전자 재조합 기술 개발을 계기로 시작됐다. 1978년 대장균에서 항생제를 만드는 데 성공하자 유전자 재조합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1983년 미국 몬산토사(社)는 최초의 GM작물로 항생제 저항성 담배를 개발했다. 이후 10여 년에 걸쳐 제초제 저항성 담배ㆍ쉽게 무르지 않는 토마토가 개발됐고, 목화ㆍ콩ㆍ벼ㆍ옥수수ㆍ밀의 형질전환이 단계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1989년 미국에서 유전자변형식품을 먹고 37명이 사망한 ‘트립토판 사건’은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원인이 생산 공정상의 문제로 밝혀졌지만, 이로 인해 GMO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 인식이 커졌다.
1996년부터 미국에서는 상업적 목적으로 GMO가 재배되기 시작했고, 2001년에는 세계 생명공학 회사들이 연합해 벼의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 한편 유럽의 시민단체들은 1990년대부터 GMO 개발 및 수입을 반대하고 있으며, 이에 미국은 2003년 ‘GMOs 수입금지조캄 를 취한 EU를 WTO에 제소했다.

◆ GMO, 우리는?
2004년 전세계 GMO 재배 면적은 약 8100만 헥타르(1만㎡)로 이는 2003년도의 6770만 헥타르에 비해 약 20% 증가한 수치다. GMO 전체 생산량 중 미국이 59%, 아르헨티나 20%, 캐나다가 6%를 차지해 GMO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또 세계 종자시장에서 GMO 분야는 계속 성장하고 있어 2010년에는 25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한국에서는 지난 2001년 출범한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이 벼, 토마토, 장미 등 다양한 GM작물을 개발중이다.
그러나 한국은 안전상의 문제로 GM작물의 재배[]유통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국내 영농현장에서 재배되는 GM작물이 전혀 없다. 바이오안정성정보센터 성봉석 연구원은 “유용(宥用) 유전자 개발에 대한 특허권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연구는 하고 있지만, 시민단체의 반대 때문에 현재 상업화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GMO는 1997년부터 국내에 수입돼 유통되고 있다. 현재 매년 수입되는 콩과 유채의 50%이상이 GM작물이다. 지난해의 경우에는 수입 콩의 80%가 GM작물이었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의 방성연 연구원은 “한국의 콩 자급률은 7%밖에 되지 않아 수입이 불가피하다”며 “GM작물은 대량의 균질한 콩을 얻을 수 있어 가공상 이점이 많고, 수입된 GM콩의 99.9%가 유전자 변형과 상관없는 지방 부분을 이용한 식용유로 이용되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 GMO, 저주인가  축복인가?
유전자 재조합은 진화 과정상 자연적으로 일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일부 과학자들은 GMO가 자연 상태의 생물과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GMO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변종의 출현으로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고 본다. 전방욱 교수(강릉대ㆍ생물학과)는 “자연계에서 딸기와 넙치의 유전자 재조합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인위적으로 재조합된 유전자가 생태계를 망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GMO 안정성에 대한 연구가 생명공학 회사들에 의해 진행됐기 때문에 객관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또 GMO 유통과정에서의 문제도 있다. 2001년 한국과 일본에서는 ‘스타링크(starLink) 옥수수 사건’이 일어났다. 유전자 변형 옥수수인 스타링크 옥수수는 검사과정에서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지적돼 사료용으로만 허가됐지만, 일부가 식용으로 유통됐다. 식품의약품안청의 박선희씨는 “GMO는 개발단계에서 엄격한 평가를 받기 때문에 따로 유전자 변형에 대한 안정성 평가는 하지 않는다”며 “대신 식품관리규격에 따라 농약잔류량 등을 검사한 후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GMO 만들기
GMO는 원하는 유용 유전자를 찾아 원하는 작물에 주입해서 만든다. 이 때종(種)간의 제약은 없다. 동물에서 추출한 아드레날린 합성 유전자를 담배에 이식할 수도 있다.
GMO를 만들기 위해 우선 세균 내에 존재하는 플라스미드에 동물ㆍ식물ㆍ미생물의 유용 유전자를 끼워 넣는다. 플라스미드를 제한효소로 잘라낸 후, 유용 유전자를 연결효소로 붙이는 방법으로 재조합된 DNA를 식물 세포에 주입한다.
이처럼 식물세포에 DNA를 주입할 때는 아그로박테리아를 이용한다. 흙 속에서 자라는 아그로박테리아는 양분이 부족하면 자신의 유전자를 식물 유전자에 이식해 필요한 영양분을 만드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입자총(Particle Gun)을 이용해 직접 DNA를 세포에 주입시키기도 한다. 세계 최초로 벼 DNA 칩을 개발한 김민균 교수(농생명공학부)는 “GMO제작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좋은 유용 유전자를 찾는 일과 원하는 환경에서 선택적으로 발현시키는 일”이라며 “유용 유전자를 DNA 특정 부위에 넣어 발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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