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운동가들의 열린 토론, 대안제시는 미흡

‘한국사회포럼 2005’가 ‘대안을 위한 소통’이란 제목으로 지난 14일(목)~16일 2박 3일 동안 수원 KBS 연수원에서 열렸다. ‘한국사회포럼 2005’는 다양성과 소통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함께 토론하고, 그 과정에서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개최됐다. 한국사회포럼은 2002년 ‘연대와 성찰’이라는 주제로 처음 열렸다.

‘한국사회포럼 2002’ 김성곤 공동위원장은 “1997년 IMF 이후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그것을 비판하는 한국의 사회운동가 도 함께 성장한 반면, 자기 중심주의가 심해 서로간의 연대가 부족했다”며 “한국 사회운동가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네 번째를 맞이한 한국사회포럼은 녹색연합[]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총 15개 단체가 주관하고,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 21개 각종 시민[]운동단체 총 400여 명이 참여했다.

‘한국사회포럼 2005: 대안을 위한 소통’은 ▲세계화와 사회 양극화 그리고 우리의 대안 ▲광복 60주년, 분단극복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국정치의 지형변화와 진보를 향한 과제 등 총 3가지 주제에 대한 대토론과 ▲자본주의 이후의 삶 ▲정부 비정규 입법안의 한계와 대안 등 총 20여개 사안에 대한 테마토론으로 진행됐다.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된 ‘광복 60주년, 분단극복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대토론에서는 북한 인권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그 중 가장 큰 쟁점은 북한의 핵보유 문제였다. 참여연대 이태호 정책실장은 “미국 압박에 대한 체제유지의 수단으로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게 되면 또 다른 동북아 안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며 “그것은 동북아 안보의 악순환을 자초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정대연 정책위원장은 “미국이 이라크가 핵을 보유하지 않음을 안 이후 이라크를 침공한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이 두려워하는 것은 북한이 가지고 있을지도 모를 핵무기”라며 “미국의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북한에게 핵을 보유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이다”고 반박했다. 다함께 김어진 운영위원은 “정대연 정책위원장의 논리는 미국이 보유한 핵보유 수만큼 북한이 핵보유 수를 늘리는 것도 정당화하는 논리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사회포럼은 모두의 관심사에 대해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사회운동가간의 유대를 쌓는다는 점 등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지역[]민중단체들의 참여가 적다는 점 ▲특정단체 중심의 의제들이 토론주제로 구성되는 점 ▲발제 및 토론이 무성의하고 그 수준이 낮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녹색연합 박영신 공동대표는 “한국사회포럼은 기존의 논의가 재확인될 뿐, 새로운 대안 모색은 드물어 아쉽다”고 말했다.

한국사회포럼 정진희 기획위원은 “현재 운동가 중심으로 진행되는 한국사회포럼을 내년부터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자리로 만들 계획이다”며 “내년에는 ‘2006 세계사회포럼’보다 먼저 한국사회포럼을 열어, 한국에서 논의된 핵심적 사안을 세계사회포럼 의제로 제출해 논의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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