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사회'를 위한 대안 모색의 장

2001년 전세계 사회운동단체들이 모여 활동 전략을 공유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세계사회포럼(WSF)은 한국의 사회운동가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세계사회포럼은 세계경제포럼(WEF)에 맞서 ‘반세계화’를 기치로 출범한 전세계 사회운동가들의 회의다.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돼 ‘다보스 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각국의 총리, 장관, 대기업의 CEO 등이 모여 경제ㆍ정치현안에 대해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을 벌인다.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국장은 “세계경제포럼은 선진국과 세계적인 대기업의 이익을 관철시키고,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의 확산을 조장하는 역할을 한다”며 비판했다.
또한 1999년 시애틀에서 다자간협상의 시작을 알리는 세계각료선언문을 발표하기 위해  열린 WTO각료회의가 수만의 시위대에 의해 무산되는 등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적으로 반세계화 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다.
이를 배경으로 브라질 사회운동단체와 노동조합총연맹은 세계경제포럼에 맞선 반세계화 회의를 제안했다. 그에 따라 2001년, 2002년, 2003년 브라질 포루투알레그레에서는 세계경제포럼 개막일에 맞춰 1, 2, 3차 세계사회포럼이 개최됐고, 2004년에는 세계사회포럼의 성장과 국제화를 위해 인도 뭄바이에서 4차 세계사회포럼이 열렸다.


활발한 반세계화 운동 배경으로
세계경제포럼에 대항해 개최돼


2005년 다시 브라질에서 열린 제 5차 세계사회포럼에서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를 위한 인권과 존엄성’이란 제목 아래 반세계화, 반전, 인종차별 폐지 등을 주제로 워크샵과 토론회가 있었다. 1월 26일부터 6일간 열린 2005년 세계사회포럼에는 135개국 15만 5천명의 인파가 2500여개의 행사에 참여했다. 한국에서는 민주노총, 다함께, WTO반대 국민행동 등의 단체가 참가해 ▲한[]일 FTA 저지 및 이라크 파병군 철수를 위한 한[]일 민중 결의대회 ▲쌀개방 반대 등 한국의 투쟁을 소개하는 사진전 등의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세계사회포럼은 1년에 한번씩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고 믿는 1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생각을 공유하는 것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개최횟수가 증가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세계사회포럼의 새로운 방향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사회포럼에서는 다양성, 반권위주의의 가치를 위해 서로의 의견을 토론할 뿐, 세계사회포럼의 이름으로 공동의 결의를 만들거나 현장의 반전[]반세계화 운동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세계사회포럼 규모ㆍ영향력 커져
정체성과 방향에 대한 논란도



이에 대해 일부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세계사회포럼이 토론만을 위한 공간으로 그 유효성이 다해 지금은 그 이상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활동가들은 세계사회포럼이 전지구적 공동투쟁의 결의를 이끌어내고, 다양하게 진행되는 현장의 반전ㆍ반세계화 운동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세계사회포럼의 결의를 각 지역과 국가의 ‘거리’에서 실현시킬 시간과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계사회포럼의 주기를 2~3년으로 늘릴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2007년 세계사회포럼은 아프리카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2006년 세계사회포럼 개최지는 개최주기 문제로 인해 지역별, 국가별로 분산개최하는 것만 결정했을 뿐, 구체적인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한국사회포럼 지금종 공동집행위원장은 “지금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지만, 2006년 아시아사회포럼을 서울에서 개최해 세계사회포럼의 논의가 한국에 더욱 확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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