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거짓과 왜곡, 일본역사교과서 특별기획전


“5세기부터 6세기에 걸쳐 야마토 조정이 조선반도의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결과, 조선반도를 통해서 중국의 선진 문화가 일본에 전래됐다. (ㆍㆍㆍ) 또 6세기에는 백제왕이 일본에 지원을 요청할 때 불상과 경전을 야마토 조정에 헌상하여 불교가 일본에 전해졌다.”

일본 후쇼샤 검정 신청본 33페이지의 일부분이다. ‘야마토 조정의 관여 결과 한반도를 거쳐 선진 문화가 들어왔다’라는 표현은 한국을 일본의 지배 하에 있는 나라로 보는 전제에서 나온 발상이며, 불교문화 전래를 ‘헌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자국 중심의 역사관을 보여준다.

실제 일본 교과서는 어떻게 역사를 왜곡하고 있을까? 20일(금)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2005년 거짓과 왜곡, 일본역사교과서 특별기획전’에서 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특별기획전  취지에 대해 정재윤 전시팀장은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마련했다”며 “일제식민지의 실상 등도 함께 보여줘 역사 왜곡의 쟁점인 침략 미화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를 도우려고 했다”고 말했다.

특별전은 ▲교과서 왜곡의 배경과 식민통치의 실상 ▲군국주의 시대의 역사교과서 왜곡 ▲1982년, 2001년, 2005년 교과서 역사 왜곡 ▲교과서 왜곡을 주도하는 사람들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과 우리 등 총 7부로 구성돼  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내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1870년대 군국주의 시대에 일본이 편찬한 100여점의 역사교과서를 비롯해 최근 검정에 통과한 교과서까지 총 300여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대표적인 자료로 ‘침략’이 아닌 ‘진출’의 시각에서 임진왜란을 미화한 「관판사략」(1872)을 비롯해 「내국사략」(1872), 「일본사략」(1875) 등이 전시된다. 또한 1903년부터 1947년까지 간행된 국정 국사교과서 7종 14점과 일본 교과서 역사 왜곡에 첨예한 논란이 일었던 1982년, 2001년, 2005년의 중고교 교과서가 선보인다. 일례로 2005년 후쇼사 교과서는 고조선의 존재를 부인하고, 독도 화보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는 다케시마’라고 설명하고 있어 논란이 있었다. 

특별전은 국민들에게 일본 역사 왜곡의 실상을 보다 쉽게 알리기 위해 쟁점사안을 번역해 보여주고, 그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실제 2005년 교육출판 역사교과서 검정 신청본에서 강화도 사건에 대해 ‘일본 군함이 서울에서 가까운 강화도에 접근하여 측량했기 때문에 조선 포대로부터 공격을 받아 일본측이 반격하여 강화도를 점령한 사건이다’라고 서술한 사실을 번역을 통해 보여주면서 조선의 선제공격에 따른 우발적인 사건인 양 서술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주요 역사 왜곡 사례와 함께 삽화도 전시한다. 고대 한국이 일본의 속국으로 조공을 바쳤다는 ‘삼한의 조공도’ 등 일본 역사교과서에 수록된 삽화 등을 함께 전시해 왜곡된 역사를 보다 알기 쉽게 보여준다.

특별전을 관람한 이기철씨(28)는 “일본 역사 왜곡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좋았으나, 역사 왜곡에 대한 역사적 배경 설명 없이 쟁점이나 반박자료 위주여서 깊은 이해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고, 입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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