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공사중-엎치樂 뒤치樂’이라는 부제로 시작했던 2005년 봄 축제 ‘광합성 놀이터’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18일(수) 문을 닫았다.


이번 축제는 “다양한 아이템과 학생의 참여를 유도하는 행사가 많아서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축제의 고질적인 홍보 부족 문제는 이번에도 지적됐다. 새내기 박진광씨(사회과학계열ㆍ05)는 “연예인 중심의 축제가 아닌 학생들이 참여하는 축제를 지향한 점은 좋았다”면서도 다양한 행사가 있었지만 홍보가 부족해 어디서 무엇을 할지 모르고 지나쳐 버린 것을 아쉬워했다. 정진숙씨(지리학과ㆍ02)는 축제 마지막 날이 5ㆍ18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축제가 무작정 흥미만을 좇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막식날 아크로를 가득 메운 인파는 성공적인 축제를 예감하게 했다.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시작된 개막식은 학내 동아리 공연과 클래지콰이의 무대로 구성됐고, 2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크라잉넛의 공연은 다음날 시험을 앞둔 학우들의 마음까지 축제로 돌려놓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2부 사회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많았다. 개막식에 참여한 김현주씨(외교학과ㆍ04)는 “무대에 나온 여학생에게 ‘잘생긴 남자 뒤에 서보라’는 식의 진행은 적절치 못했다”며 “행사를 빠르게 진행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질질 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작년처럼 축제기간에 내린 비로 일부 행사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고 개막식의 뜨거운 열기가 수그러드는 듯 했지만 폐막식의 광합성 나이트까지 축제의 흥겨운 분위기는 이어졌다.


이번 축제에서 첫 선을 보인 오월(Oh! Wall)은 다양한 컨텐츠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생활협동조합(생협)에서 처음 개최한 팩차기 대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한편 난립한 장터와 미흡한 쓰레기 처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여전했다. 생협의 ‘쓰레기통 분리수거 라벨링’은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다. 임명화씨(인문대 기초과정ㆍ04)는 “장터를 위한 축제라고 느껴질 정도로 장터가 많았던 점과 쓰레기를 마구 버리는 학생들의 의식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공연 위주의 일부 동아리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동아리 활동이 미흡했다. 보드게임 동아리 어울놀이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다양한 동아리의 적극적인 참여로 본부 앞 잔디에 앉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며 “이번에는 축하사의 지원금도 적고 동아리들의 준비도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퍼포먼스’가 잊혀지지 않는 ‘통기타 예술제’
통기타와 마이크로 가능한 모든 공연을 선보인 <붕가붕가레코드배 제1회 관악국제통기타예술제>.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세계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5팀이 참가해 통기타를 비롯해 멜로디언, 탬버린, 하모니카, 탐탐 등으로 흥을 한껏 돋우었는데. 그러나 <코주부> 팀의 등장으로 분위기는 돌변. 이른바 ‘퍼포먼스 팀’은 온몸으로 잔디를 격렬히 문지르며 괴성을 질러 관객을 경악시키기도.


▼그저~ 해매고 있지~
축제 마스코트 ‘고릴라리온’을 만나고 테마파크로 변하는 학교의 변신을 상상할 수 있었던 5월(‘Oh! Wall’)의 하얀 미로. 출구를 찾아 ‘빙빙’ 돌며, 리플방의 다섯자 리플로 학우들의 생각과 만나고 손에 물감을 묻혀 벽에 찍으면서 즐거워했다. 한편 본부 앞 계단에서는 미로의 내부가 훤히 보였는데. “그까이꺼 뭐~” 하던 한 학생은 실제로 미로 속에 들어가자 휴대폰으로 친구들에게 GPS 요청을 하는 등 출구를 찾느라 애를 먹었다고.  


◀ 2003년생은 만 3세?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됐던 ‘퀴즈 액~숀!’ 장터 상품권이 걸린 방청객 퀴즈는 “축제 마스코트 ‘고릴라리온’은 만 몇 세일까요?” “열다섯 살!”, “두 살?”, “자~다시 한 번!”, “세 살!”, “네! ‘고릴라리온’이 2003년도 축제 때 태어났으니 지금 만 3세죠.”
응? 2003년생이 지금 만 3세? 이에 ‘두 살’이라고 답했던 이는 광분하여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외치기 시작했고, 사회자는 바로 ‘푸쉬 업’ 처벌을…   


▲ 웃음의 LPG 가스 
 비는 그쳤지만 흐린 날씨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축제 셋째 날. 그럴 때마다 박물관에서 시작해 자하연, 학관, 농생대를 ‘찍고’ 301동까지 종횡무진 달린 ‘LPG(live performance guerilla) 트럭, 광합성 Express’가 나섰다. 커플의 닭살스런 노래와 여학우의 화려한 춤이 끝나고 등장한 한 아기는 아빠의 백댄서로 나서 깜찍한 춤 솜씨를 선보여 관객들은 “어머나~”를 연발. 


◀ 먼발치서 지켜보는 한 쌍의 연인을 위해서라도 우리의 공연은 멈출 수 없다!
‘따이빙굴비’가 있었던 17일 밤. 비록 관객들로 가득 메워져야 할 자리를 비바람이 채우고 있었지만 무너지는 천막 세우랴, 빗물을 피해 담배 피우랴, 무대를 누비며 다이빙하랴 분주했던 아크로의 락커들. 퍼붓는 비에 떠밀려 자리를 뜨는 관중들도 많았지만 그들의 공연은 결국 내리는 비도 멎게 했다. 비를 피해 본부건물 아래서 술 마시던 이와 우산이 없어 귀가하지 못한 학우들이 굴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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