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들, 에어컨 설치에 대한 의견 수렴 부족과 실효성에 문제 제기
많은 사생들은 에어컨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919동에 거주하는 한 사생은 “에어컨이 거실에 있어 모든 방이 시원해지려면 거실로 통하는 문을 모두 열어놔야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관악사는 “당초 919동을 설계할 때 냉방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며 “에어컨을 더 설치하기에는 전력 증강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설과는 “설계 당시 에어컨 설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각 방에 에어컨 설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어컨 설치에 대한 의견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사생들은 사전에 에어컨 설치에 대한 설명이 미흡했다며 설문조사 재실시를 요구했다. 919동에 거주하는 한 사생은 “설문조사가 행정업무의 정당화 근거로 사용됐다”며 관악사 행정실과 조교실의 졸속행정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원석 대표조교는 “온ㆍ오프라인 두 번에 걸쳐 설문조사를 실시했지만 사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해 전체 의견을 수렴할 수 없었다”며 에어컨 설치가 사생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또 일부 사생들은 1만5천~2만원의 에어컨 사용료를 부담하는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 사생은 “여름에 더위를 못 느껴 에어컨이 필요 없는 사람도 사용료를 지불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김흥식 행정실장은 “반대 의견은 919동에 한정된 문제”라며“2인 1실 기숙사는 단계별로 에어컨을 모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어컨 설치에 드는 총 예산은 2억 1천만원 정도로, 현재 집행된 5천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예산은 에어컨 확대설치 여부를 결정한 후 집행용도를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4월 914동, 919동 사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914동은 33%의 사생이 참여해 86%가, 919동은 23%의 사생이 참여해 67%가 찬성했다. 919동 사생만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조사에서는 38.4% 의 사생이 참여해 68.6%가 찬성했다.
고우영 기자
kwyoung1@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