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의 동물 복원은 물론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연구에도 활용될 것

황우석 석좌교수(수의학과), 이병천 교수(수의학과) 공동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를 복제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난 3일(목) 수의대 잔디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는 사냥개의 일종인 아프간하운드 2마리를 복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4일 발간된 과학저널 『네이처』에 표지그림과 함께 게재됐다.

공동연구팀은 “개는 난자가 미성숙한 단계에서 배란이 이뤄지기 때문에 체외배양 체계가 정립돼 있지 않다”며 “이것이 면양, 고양이, 젖소 등의 복제 성공에도 불구하고 개 복제에 실패했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난자의 배란이 이뤄지는 나팔관에서 성숙한 난자를 찾는 데 성공한 것이 이번 연구성과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연구팀은 복제 대상인 3년생 아프간하운드의 귀에서 체세포를 떼어내 일반 개에서 채취한 난자 속에 있는 핵 자리에 이식한 다음 배양과정을 거쳐 대리모의 자궁에 이식하는 방식으로 3마리의 대리모를 임신시키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1095개의 재조합 배아가 총 123마리의 대리모에 각 5~12개씩 이식됐다. 최종 복제 성공률은 대리모 수를 기준으로 1.6%, 배아 수를 기준으로 0.09%로 분석됐다. 

현재 일째 생존해 수의대에서 사육 중인 복제 개의 이름은 ‘국립서울대’의 약자인 ‘SNU’와 강아지를 뜻하는 ‘puppy’의 뒷글자를 따서 ‘스너피(Snuppy)’로 명명됐다.  

황우석 교수는 “스너피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체세포를 제공한 아프간하운드의 유전 형질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개 복제기술은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의 복원은 물론 치료용 배아줄기세포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동연구팀의 개 복제로 인해 생명윤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같은 날 논평에서 “정부와 언론을 통해 마치 난치병 치료의 길이 당장 열릴 것처럼 지나치게 과장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황 교수의 업적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개 복제 성공이 인간복제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사회적 우려 또한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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