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 캠퍼스의 습지, 식생, 조류, 포유류 등 생태계 파괴 현장을 캠퍼스 지도에 담았다.

연 재 순 서  
① 관악 생태지도 
② 녹색소비 캠퍼스  
③ 차없는 캠퍼스
④ 순환형 캠퍼스
⑤ 에너지 절약형 캠퍼스
⑥ 안전한 캠퍼스 

▲ 박새
캠퍼스에 서식하는 포유류는 다람쥐, 청설모, 족제비, 들고양이 등 4종이다. 다람쥐, 청설모는 버들골 뒤편의 계곡과 관악사 뒤편에서, 족제비는 공대 뒤편, 버들골, 관악사 주변 등에서 관찰된다. 이들은 낮에도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한편 캠퍼스 주변에 야생화된 고양이가 점차 늘어나 야생조류의 둥지를 습격해서 새끼를 잡아먹는 등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들골에는 학내에 몇 남지 않은 습지가 있다. 습지와 빗물 저류형 연못은 물을 저장해 홍수 등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수분이 대기를 순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증발된 수분은 열섬현상을 방지하는 등 미기후(microclimate) 조절기능을 한다. 뿐만 아니라 생물서식지가 되고, 교육, 레크리에이션 등에도 활용된다.

▲ 튤립나무
반면 자하연 연못은 생태적 연못이라기보다는 감상을 목적으로 한 연못에 가깝다. 자하연은 인공적으로 물의 흐름을 막아 몇몇 종류의 물고기ㆍ수생 식물ㆍ수목을 옮겨놓았다.

이처럼 주변 환경에서 동떨어진 자하연은 습지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또 캠퍼스 안은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서고, 콘크리트ㆍ아스팔트 등으로 포장돼 녹지와 습지가 덮히고 있다. 인공적으로 포장된 땅에는 토양 미생물이 살지 못하고, 빗물도 흡수되지 못한다.

캠퍼스 내의 숨겨진 물길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복개된 배수로를 드러내는 것이 좋다. 복개된 배수로는 빗물이 땅에 흡수되는 것을 막고 주변 생물이 수분과 접촉할 기회를 차단한다. 현재 캠퍼스 내 배수로 중 몇몇 곳은 자연적으로 드러나 있지만, 많은 곳이 벌집형 철제물로 덮여 있거나 맨홀만 남겨두고 콘크리트로 덮여 있다.

▲ 버들골 내 연못
관악 캠퍼스 내에는 느티나무, 회양목, 칠엽수 등 약 100여종의 수목이 식재돼 있다. 또한 튤립나무, 팽나무, 수수꽃다리 등 주변에서는 보기 힘든 나무들도 많다. 관악캠퍼스의 수목들은 정원수나 조경수로서의 기능을 다할 만큼 그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장기적인 관리에 있어서는 문제점도 있다. 예를 들어 심어놓은 나무들이 대부분 높은 곳에 있어 흙이 비나 바람에 떠내려가는 등 오염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식물을 심을 때 지대가 낮은 곳에 심으면, 낙엽이나 오염 물질이 지나다가 식생에 완충되는 효과가 있는데, 관악 캠퍼스는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특히 캠퍼스를 개발할 때 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공사를 할 때 나무를 베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며 옮겨 심을 때도 주변 식생과의 조화 없이 기계적으로 옮겨 심는 경우가 많다. 김정욱 교수(환경대학원)는 “원칙적으로 기존의 숲을 보호하되, 불가피하게 훼손해야 할 경우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그에 상응하는 숲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 참다람쥐
캠퍼스 내 새들은 대부분 텃새다. 캠퍼스에는 사계절 모두 나무 구멍을 둥지로 이용하는 박새류가 많으며, 까치도 많이 발견된다. 특히 여름에는 붉은머리오목눈이, 가을에는 노랑딱새, 겨울에는 적박구리가 많이 보인다.

이들은 관악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박새는 유해한 곤충을 잡아먹어 캠퍼스 식목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 대학원교육연구동 2단계 공사
최근 관악산을 둘러싸고 순환도로 건설이 본격화됨에 따라 새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도로 건설에 따라 조류들의 서식지가 단절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류는 도로가 건설될 경우 그 도로를 건너다니는 경우가 드물며, 특히 순환도로처럼 하루에 많은 양의 차가 다니는 곳에서는 거의 이동이 불가능하다. 이우신 교수(농생대ㆍ산림자원학과)는 “관악산 터널의 배기구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로 곤충이 감소해, 곤충을 먹고 사는 새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캠퍼스 내에 시행 중인 공사는 대학원교육연구동 1단계 공사(공대 39동 부근), 대학원교육연구동 2단계 공사(중앙전산원 맞은편), 종합교육연구단지 건설(미대 옆 테니스코트 부근), 교수아파트 2단계 공사, 수의대 동물병원 수직 증축 공사, 의생명공학연구동 공사(수의대 부근) 등이 있다. 또 10월 경에는 사범대 뒤 농구코트에 주차건물을, 경영대 부근에 CJ인터네셔널 센터를 건설할 예정이다.

성종상 교수(환경대학원)는 “건물 공사 등의 정책결정과정에서 생태적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의 대표 유정희씨는 “농생대 근처 대학원연구동 공사로 인해 도림천의 수질이 오염되고 건천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빗물이 흡수될 수 있는 특수소재로 바닥을 마무리하고 빗물을 저장해 건수기에 도림천으로 흘려보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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