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체육시설 면적 1.6㎡에 불과…

이번에 밝혀진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서울대의 학생수(대학원생 포함)는 93년 2만8496명에서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늘어 2003년 4월 1일 현재 3만2376명까지 증가했지만 체육시설은 자연대 운동장 등 10개 시설이 철거 또는 축소돼 현재 학생 1인당 체육면적은 1.6㎡에 불과하다.

 

체육시설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서울대 체육진흥위원회는 2001년 ‘장기 체육진흥 사업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해 서울대 체육시설의 현황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관악캠퍼스 내 체육시설은 종합운동장과 야구장, 종합체육관, 보조체육관, 간이 운동장, 사대운동장, 테니스코트, 기숙사 운동장, 학군단운동장, 공대 농구장, 서울대/포스코 스포츠센터(포스코) 등 10여개 시설, 5만5천여㎡로 구성되어 있다.

 

체육시설의 숫자는 적은 편이 아니지만, 포스코 수영장이 국제 규격에 미달한 25m레인을 운영하는 등 각 체육시설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여기다 2004년 중으로 5천여㎡에 해당하는 테니스장 6면이 철거될 계획이어서 체육시설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 도쿄대의 경우 축구장 7면, 체육관 5곳, 미식축구장 1면, 야구장 3면, 수영장 3곳 등 서울대와 비교해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전체 면적이 30만㎡인 게미가와 종합 운동장에는 축구장 5면과 럭비 경기장, 야구 경기장, 미식축구 경기장 등이 분리되어 있고, 2천㎡의 실내체육관에 수영장 시설도 갖추고 있어 서울대와는 시설면적에서 6배 이상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른 학교에 비해 체육시설이 눈에 띄게 빈약한 데는 본부의 체육에 대한 인식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 시설부족으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지만 건물 신축부지 마련을 위한 부지로 가장 먼저 논의 되는 곳은 체육 시설이다.

 

보건대학원과 생활과학대학이 들어설 예정인 경영대 뒤편 테니스장 철거에 대해 서울대 테니스부가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관악 교수 테니스회’도 철거 반대와 대체부지 마련을 본부에 요청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본부는 “학교 주변 녹지에 시설을 건립할 경우 환경단체의 반발이 심해 쉽게 추진할 수 없고, 체육시설 추가 건립도 관계기관의 허가가 잘 나지 않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영일 교수(체육교육과)는 “체육시설을 단지 편의 시설로만 생각하는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며 “이대로 체육시설이 계속 사라질 경우 세계 유수의 종합대학이 되리라는 기대는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윤순창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체육시설이 건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교수들의 의견수렴이 없었다” 며 “시설 사용자들의 동의 없이 철거를 집행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철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 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