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현회 46회 정기연주회

기타는 고대 이집트 왕묘의 벽화에 그려졌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인류와 함께 해온 악기다. 지난 80년대에는 청바지, 맥주와 함께 통기타가 대학 시절 낭만의 벗으로 자리했으며,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록 음악에서도 전자 기타의 화려하고도 명쾌한 사운드는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그렇다면 ‘클래식기타’는 어떠한가? 왠지 낯설다. 기타라는 말에서 클래식기타를 떠올리는 이는 얼마 되지 않을 듯하다. 반주용으로 쓰이는 통기타와는 달리 음 하나 하나의 색을 살려 연주해야 하는 클래식 기타. 다소 생소한 클래식기타의 아름다운 선율을 우리 곁에서 꾸준히 선사해 온 동아리가 있다. 1967년 창립된 클래식기타 동아리 화현회가 올 가을을 낭만적으로 물들일 제46회 정기 연주회를 준비했다.

미리 열어본 연주회 팸플릿 안에 낯익은 곡목들이 여럿 눈에 띈다. 신입생 합주단이 연주할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을 비롯해 4중주로 연주될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제5번」, 차이코프스키의 「꽃의 왈츠」 등 경쾌한 곡들이다. 아마추어 연주는 관객에게 익숙한 곡을 연주할수록 완성도에 대한 부담감이 커져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연주곡 구성에서는 그들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연주자 김재희씨(화학생물공학부ㆍ02)는 “아는 곡이 나오면 조용히 흥얼거리면서 듣는 것도 좋을 것”이라며 편안한 감상을 권했다.

이번 연주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합주다. 김씨는 “같은 악기 2~30대가 모여 합주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소리가 작은 악기인 클래식기타가 모여 만들어내는 힘찬 음악은 새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했다.

클래식기타를 위해 작곡된 곡들은 대부분 독주나 이중주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합주로 연주되는 곡은 모두 화현회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합주를 위해 편곡된 것들 이외에 ‘탱고의 전설’이라 불리는 피아졸라의 「violen tango」등도 기타곡으로 어떻게 변신했을지 기대된다. 
  
이번 연주회는 참가자만도 무려 70여명인 그야말로 ‘큰 무대’다. 정기 합주단의 지휘를 맡은 양용수씨(물리학부ㆍ03)는 “매 연습 때 하나가 되어 연주에 몰입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며 성공적인 연주회에 대한 기대를 조심스레 나타냈다.

화현회 사람들은 기타 연주를 이야기할 때 ‘전율’이라는 말을 즐겨 썼다. 현의 튕김, 코드를 옮기는 손가락의 움직임에서 오는 섬세함과 정열적인 스트로크 주법이 우리에게도 그들의 전율을 전해줄 것인지, 이번 주 금요일(30일) 오후 6시 30분 문화관 중강당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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