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관악구에서 작은 진보를 일구는 사람들

 

■ 연재순서

① 관악주민연대
② 꿈꾸는 아이들의 학교
③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
④ 여명학교
⑤ 관악공동체라디오
⑥ 관악사회복지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도림천모임)에는 700여명의 관악주민이 참여해 도림천을 되살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도림천모임의 설립은 9년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1996년 관악구는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림천을 덮어 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도림천 복개 저지를 위한 시민연대가 만들어져 복개반대운동을 벌였으나 실패했다. 그 후 도림천 복개반대운동의 한계가 광범위한 주민참여 실패에 있었다는데 의견을 모은 사람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를 거듭했고, 그 결과 1999년에 도림천모임이 설립됐다.

도림천모임은 ‘지역주민들’이 주체가 돼 도림천 복개를 걷어내고, 도림천과 관악지역의 제반 환경을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에 도림천모임은 ‘빗물사랑 지구사랑’, ‘환경교육’, ‘수변축제’ 등 여러 활동을 진행 중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빗물사랑 지구사랑’ 운동은 빗물을 활용해 메마른 도림천을 되살리려는 활동이다. 초ㆍ중학생 그리고 일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빗물의 중요성과 이용의 효율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최초로 가정집에 빗물이용 시설을 설치해 빗물을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환경교육활동은 연령대별로 대상을 나눠 이뤄지고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는 생태탐사단을 꾸려 도림천 등 자연 탐사와 환경 글짓기를 통해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환경기자반을 만들어 이들이 생활 주변의 환경문제를 지적하게 한다. 이를 도림천모임의 회원과 함께 매년 신문으로 제작하는 활동을 한다. 중학생들을 대상으로는 도림천 생태탐사와 수질측정 등의 활동을 하는 도림천지킴이가, 성인들을 대상으로는 하천전문가 배출의 비전을 갖고 시작된 도림천생태학교가 운영된다.

매년 여름에 열리는 수변축제에서는 도림천 벽화 그리기와 도림천 영상제가 열린다. 벽화 그리기는 삭막한 콘크리트 옹벽에 서울대 미대 학생들이 밑그림을 그리고, 채색은 학생과 지역주민들이 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도림천 영상제에는 지역주민이 만든 작품과 가족영화, 환경영화를 상영하며, 매회 1000여명 의 주민들이 참여하고 있다. 수변축제에 참여했던 현미순씨(37)는 “도림천 등 환경문제에 무감각 했던 자신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도림천모임 유정희 대표는 “빗물이용에 대한 조례제정 활동과 도림천에 빗물 침투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더 체계화해 주민들의 참여를 늘릴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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