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움 속의 진지함, 마당으로 나오세요

“노~올아 보~오세, 놀아보세!”

정기공연을 앞두고 ‘마당패탈’은 준비에 여념이 없다. “대사가 없을 때도 캐릭터를 잃지 마세요”라는 연출자의 날카로운 지적. 배우들이 지칠 법도 한데 연습은 쉴 틈이 없다.

‘마당패탈’이 「너, 꽃 꽂았니?」라는 제목을 걸고 10월 4일(화)부터 이틀간 제34회 정기공연을 벌인다.

이번 마당극은 일상 생활 속에 존재하는, 그래서 어느새 우리에게 익숙해져버린 ‘성권력’에 문제를 제기한다. 인간 사회와 도깨비 사회를 ‘연애’를 통해 대조함으로써 우리의 연애에서 드러나는 남녀의 왜곡된 권력 구조를 풍자한다. 거꾸로 읽으면 의미심장한 ‘대감선’이란 부채를 소재로 해, 각기 다른 두 사회에서 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춤과 노래로 표현하는 형식이다.

급진적 페미니즘의 지배이론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을 지배하는 사회 권력 구조는 기본적으로 성(섹슈얼리티)의 억압에 기반한다고 한다. 이는 우리의 연애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생각해보자. 누가 먼저 손을 잡는지, 키스를 하는지, 성욕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이러한 사적인 부분에서의 지배가 여성의 종속을 낳는다.

‘마당패탈’은 지난 방학 내내 이번 공연을 위해 많은 토론을 했다고 한다. 기획을 맡은 임성수씨(조선해양공학과·04)는 “성에 대한 의견에 대해 구성원들간의 합의가 쉽지 않아 공연을 못하게 되는 줄 알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그는 “우리의 고민을 관객도 함께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마당극은 진짜 ‘마당’에서 진행된다. 마당극 본래의 의미를 살려 본부 앞 잔디에 원형무대를 재현할 예정이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는 그들의 노력이 엿보인다. 극의 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달방식까지 무거울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자. 재치있는 입담, 익살스러운 표정과 신명나는 몸짓이 기다리고 있다. 오는 4일(화) 오후 4시와 7시, 5일 오후 7시에 마당패탈과 ‘놀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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