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관악구에서 작은 진보를 일궈내는 사람들 ⑥ 관악사회복지

올해로 결혼 10년차인 주부 K씨는 주변의 권유로 2002년부터 관악사회복지에서 여는 ‘신나는 여성 학교’에 참가했다. 남편과 아이와의 관계, 사회 속 주부의 지위 등의 주제를 직접 기획ㆍ진행ㆍ강의하는 형식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학교를 수료한 K씨는 다른 수료생들과 함께 ‘빈곤가정상담활동’에 자원활동가로 참가했다. 2004년에는 ‘유능한 지역사회 상담가 워크숍’에 참여했고, 올해부터는 가출청소년쉼터의 멘토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의 목적으로 참여했지만 여러 자원봉사도 함께 하게 된 K씨는 남을 도와주는 기쁨과 함께 자신에 대한 대견함도 느끼게 됐다.

이런 주민의 활동을 기획ㆍ지원한 관악사회복지는 1995년 지방자치선거가 실시돼 풀뿌리 민주주의가 강조되는 시기에 사회복지실천가와 학자들이 모여 지역사회복지단체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관악사회복지는 소외된 이웃의 복지문제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풀어 인간미 넘치는 복지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관악사회복지는 설립 초기에는 지역사회의 사회복지 요구를 파악하기 위해 지역조사사업에 중점을 뒀다. 현재는 실질적인 복지활동과 복지정책위원회를 조직해 불합리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조례제정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관악사회복지는 1998년부터 청소년자원활동모임인 ‘햇살’을 만들어 매주 토요일마다 공부방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공부와 문화 활동을 하고 있다. 또 2000년에는 여성모임인 ‘해오름’을 결성했고, 매년 가을 ‘신나는 여성학교’를 열어 여성들의 자존감 향상과 사회참여활동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악사회복지 홍순 사무총장은 “관악사회복지는 지역주민들이 지역문제를 스스로 인식하고 해결해 나가도록 지원한다”며 “지역을 잘 이해하는 주민들이 스스로 자원활동가가 돼 지역사회복지 활동 터전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악사회복지는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98년부터 관악푸드뱅크 활동을 하고 있다. 푸드뱅크 운동은 196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한 이래 캐나다, 프랑스 등 주요 선진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돼 왔고, 우리나라에는 1998년에 처음 도입돼 현재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푸드뱅크는 먹거리가 남는 곳에서 음식을 받아 먹거리가 부족한 결식아동, 소녀소년가장, 무의탁노인 등에게 전달하는 형식으로 이뤄지는데, 관악사회복지가 수급처 확보를 위한 홍보와 배급등의 역할을 한다. 관악구에서는 관악푸드뱅크를 통해 매일 250여명이 한 끼 식사를 제공받고 있다.

홍 사무총장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부족하고, 특히 재정적인 측면에서 기부금 등의 지원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햇살’에서 활동한 청소년이 지속적으로 사회복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청년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로 10돌을 맞은 관악사회복지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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