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교육인적자원부 김규태 대학구조개혁팀장

최근 교육부가 내놓은 국ㆍ공립대 특수 법인화 계획을 두고 찬ㆍ반 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이번 정기 국회에서 국립대 법인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서울대가 가장 먼저 법인으로 전환 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얼마 전 국정감사에서는 서울대 입시를 두고 정운찬 총장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정면 충돌했다. 서울대의 특권적 지위를 없애기 위해 서울대설치령을 폐지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학신문』 은 최근 서울대 이슈들에 대한 교육부, 국회 교육위원회, 정운찬 총장의 의견을 차례로 들어봤다.


교육부와 국회는 10월 정기국회에서 ‘국립대 특수 법인화’ 법안을 제출해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법인화에 반대하는 국립대 교수단체ㆍ학생ㆍ직원들은 차별적 행ㆍ재정지원으로 사실상 모든 대학에 법인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국립대가 법인화 되면 ▲재정 감축으로 인해 경영이 불안해지고 ▲기초학문이 위축되며 ▲등록금이 인상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대학 역량 평가 후 법인화가 가능한 대학만 전환하는 방안을 내놓았으며, 법인화를 시행할 때 ▲지속적인 재정지원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정부 예산 중 기초학문 투자 비율을 연차별 목표로 제시하며 ▲학자금 대출 제도를 확대하고 ▲등록금 인상 억제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시 등 행정적으로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법인화에 대한 구체적인 법안은 발표되지 않고 있다.

◆ 국립대 특수법인화(법인화)에 대한 찬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법인화의 기본 취지는 무엇인가?

대학 재정운영의 경직성을 깨기 위해서다. 현재 대학의 재정은 법률에 의해 획일적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재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면 대학은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회적 수요가 큰 분야를 키워나가게 될 것이다. 물론 대학이 기업의 인력양성을 위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과 대학의 공동연구가 매우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총 R&D(연구개발) 비용이 20조원 정도인데 기업이 71%를 쓰고, 대학은 10.1% 정도밖에 쓰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다.

◆ 법인화 이후 대학운영의 상업화로 인해 수요가 없는 기초학문 분야는 고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기초학문 육성은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기초학문 인력이 얼마나 필요한가는 재고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학문의 기득권 때문에 기초학문 중 특정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기초학문 육성을 위해 지금처럼 모든 대학이 방만하게 재원을 나눠가지는 것이 아니라, 각 대학마다 중점적인 기초학문 분야를 키워내 그 곳에 재원을 몰아줘야 한다.

◆ 법인화 이후 대학 이사회에 외부 인사가 참여해 대학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사립대의 경우에도 공공성 강화 차원에서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있다. 미국의 주립대도 대학운영에 외부 인사가 참여한다. 법인화가 되면 각 대학은 여건에 맞게 재정운영을 자율화할 수 있지만, 적어도 제3자의 통제는 받아야 한다. 국립대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사회 외부 인사로는 언론인과 기업인들이 다수 참여하고 대학 구성원을 줄이자는 이야기가 있다. 외부 인사들은 대학의 재원이 비효율적으로 이용되는 것에 대해 내부에서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학사에 관해서는 전적으로 교수 평의원회가 결정한다.

◆ 법인화 이후에 서울대의 등록금이 인상될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이 있나?

대학의 재정을 등록금 인상으로 확충하려는 것은 제재할 것이다. 법인화가 돼도 등록금 책정에서 협상과정이 없어지지는 않는다. 대학 이사회에 외부 인사들이 참여하면 기성회비 운영상의 문제점들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경우 등록금 인상률을 10%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통제할 생각이다.

◆ 교직원의 공무원 신분 보장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법인 소속인 경우와 교육부 소속인 경우, 직원 처우에는 어떤 차이가 생기나?

우선 직원들에게 선택 기회를 주고 공무원으로 계속 남겠다면 교육부 내 다른 조직으로 옮길 수 있게 한다. 철도청은 민영화 되면서 직원들에게 연금 혜택도 주고 임금도 많이 올려준 것으로 아는데, 나도 국립대가 법인화되면 서울대 법인 직원으로 가고싶다.

◆ 현재 국립대의 교수, 학생, 직원 등 많은 구성원들이 법인화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들을 설득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위의 쟁점들에 대해서는 이미 정부에서 대안을 내놓았다. 얼마 전 법인화에 대해 논의하는 ‘대학운영체제개선협의회(협의회)’에서 ‘전국국ㆍ공립대학교수연합회’ 교수들이 탈퇴해 법인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법인화 관련 당사자들이 협의회에 모두 모여 이야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앞으로 협의회에 학생들도 들어와 논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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