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본 인터뷰 | 제62대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 「자정」을 만나다

제62대 총학생회(총학) 선거에 선거운동본부(선본) 「자정」이 단독으로 출마했다. 「자정」의 김지은 정후보(조선해양공학과·18)가 2021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연석회의) 의장을 역임할 시절 전현철 부후보(농경제사회학부·19)가 부중앙집행위원장을 맡으면서 두 후보는 학생회를 주제로 많은 얘기를 나눴다. 김지은 정후보는 전현철 부후보와 출마한 이유에 대해 “나와 부후보는 여러 부분에서 생각이 다르지만, 함께 토론하면서 매번 가장 좋은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라며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전현철 부후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Q. 총학 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정후보: 4년 동안 학생회를 했는데, 3·4년차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비대면으로 학생회 일을 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학생회에서는 학생 대상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학교에 학생이 없으면 할 수 있는 사업에 한계가 있다. 내게 학생회가 소중한 만큼 다른 학생들에게도 대학 생활을 쏟아부었던 소중한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대면 전환에 따라 학생들에게 행복한 대학 생활을 돌려주고자 출마했다.

부후보: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연석회의 중앙집행위원장을 하며 연석회의의 한계를 느꼈다. 대표적인 예로, 대면 수업 전환에 대한 대응을 꼽을 수 있다. 대면 수업으로 전환됐을 때 학생들은 본부로부터 소식을 듣지 못하고, 학외 언론을 통해서 소식을 접했다. 본부가 입장을 표명하면 연석회의는 이를 통보 받는 형태였고, 그 과정에서 소통의 한계를 느꼈다. 정당하게 선출된 총학이 없다 보니 목소리가 힘 있게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총학이 있어야만 본부와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하고 협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출마했다.

10일(수) 자연과학관 18동 대학신문사에서 선본 「자정」을 만났다.
10일(수) 자연과학관 18동 대학신문사에서 선본 「자정」을 만났다.

 

Q. 총학이 부재한 상태로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총학의 필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여론도 나오고 있는데.

정후보: ‘학생회에서 사업을 하니까 참여해달라’라는 요청이 아니라 ‘학생회가 제시한 사업이 내게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드는 공약을 만들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함께하도록 해야 한다. 열심히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 자체가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하게끔 만들고 싶다. 한편 단과대 회장들이 총학 직무대행을 하게 되면 단과대를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총학을 우선시할 수 있는 총학생회장이 필요하다.

부후보: 학생들은 총학이 자신의 삶과 밀접한 문제를 해결해주고, 그것이 실제로 개선되고 있다고 느꼈을 때 자연스레 총학에 관심을 가질 것이다. 「자정」의 핵심 공약 4가지(△관악사 택배보관소 문제 해결 △대면 행사 지원 △인기 전공 강좌 수강 정원 확대 △정보화본부 서버 문제 해결)는 모두 학생들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Q. 자정이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공약은?

정후보: 학생들이 가장 많이 원하고, 또 「자정」에서도 빨리 실행할 수 있는 공약은 GPA 산정 기준 변경 공약이다. 이는 졸업을 앞둔 학생이나 이미 졸업한 학생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1점이라는 숫자가 각종 대학원 입시와 취업에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블라인드 면접으로 인해 학점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울시립대 등에서 학교와 총학이 빠르게 협의해 제도 개선이 성사된 경우가 있었다. 서울대도 대표성을 갖춘 총학이 학교와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면 GPA 공약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Q. 관악사 택배보관소나 정보화본부 서버는 오랜 기간 지적돼온 문제다. 그동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던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자정」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후보: 2년 동안 중심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본부와 협상할 때 생각보다 대표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2년 동안 대표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총학이 부재했다. 택배보관소 문제는 관악사와 논의해야 하는 문제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본부와의 협상이 최종적인 관문이다. 지금까지 택배보관소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은 것은 택배보관소 폐지에 대한 본부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보화본부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본부와의 면담 결과, 예산 문제가 크다는 의견이 나왔다. 예산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을 학생처에 강력히 전달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던 것 같다.

Q. 학내 인권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아울러 인권헌장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자정」은 학내 인권 제고를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

정후보: 내년 총장 선거에서 인권헌장 논의를 다룰 예정이다. 인권헌장은 학생 사이에서만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 아니다. 서울대 내 많은 구성원의 합의가 필요하다. 이에 큰 행사에 해당하는 총장 선거에서 논의의 장을 만들어 합의를 이뤄내고자 한다. 현재 서울대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학소위)가 코로나19로 인해 원활히 굴러가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소위를 활성화하고, 중앙집행위원회 인권국에서 진행하는 일을 최대한 지원하고자 한다.

부후보: 인권 공약 중에 학내·외 구분을 떠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인 인권 간담회 신설 공약이 있다. 인권 문제를 사안별로 논의하고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고 충분히 의견을 교환해가면서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Q. 「자정」이 만들고 싶은 총학의 모습은 무엇인가?

정후보: 각자의 삶을 지켜줄 수 있는 총학을 만들고 싶다. 내게 학생회는 정말 소중한 집단인데, 그런 소중한 대상이 모든 학생에게 하나씩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서 자신의 대학 생활을 지켜갈 수 있도록 돕는 총학을 만들고 싶다. 

부후보: 다시 뛰는 학생 공동체다. 총학이 매개가 돼 학생들을 하나로 묶고 끈끈하게 이어줄 수 있다. 개개인의 목소리를 더 크게 만들어줄 수 있는 확성기가 되고자 한다.

Q. 최근 학내 커뮤니티에서 후보에게 의혹이 제기되기도 하고, 개인사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후보: 사회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21학번 관련 증거를 요청했을 때, 선본장과의 친분이 있다고 특정 선본의 편의를 봐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총선관위장으로서 중립성을 유지하려면 그 부분에 대한 전달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질 것을 안다고 해도,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동일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현재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어떤 증거도 제시되고 있지 않다. 대부분 추측일 뿐이며, 추측에 대한 입증 책임은 의혹을 제기한 쪽에 있다. 추측으로 인해 매도되는 것이 유감스럽다. 학생회실을 과외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가 제시되지 않았다.

부후보: 재판에서도 입증 책임이 검사 측에 있지 변호사 측에 있는 것은 아니다. 의혹을 제기했는데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그것에 여론이 호도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 내가 출마를 결심할 수 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정후보와 함께라면 이상적인 학생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정후보가 능력 있고 일을 잘해서 같이 출마했기에, 정후보의 능력 논란에도 동의할 수 없다.

Q.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있다면?

정후보: 선거운동 진행하면서 다양한 네거티브도 들어오고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학생회 대표자로서 부끄러울 행동을 한 적이 없고, 신념과 소신을 갖고 최선을 다해왔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완주하고 싶다.

부후보: 비판과 비난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했다. 더 마음을 강하게 먹고 끝까지 간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사진: 장재원 기자 jaewon0620@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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