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욱(정치외교학부·21)
양성욱(정치외교학부·21)

모름지기 정당은 민심을 휘어잡을 때에야 집권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는 민심을 얻어야 한다는 동일한 숙제를 떠안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민심보다는 당심에 더 의존해 선출된 후보들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제1야당의 지위를 가진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경우, 11월 5일 후보 선출 확정 이후 20·30·40대의 탈당 건수가 증가하고 있기에 더 큰 부담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은 권리당원·대의원 투표에서 6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은 반면, 최종 국민·일반당원 투표에서는 62% 득표를 받은 이낙연 후보에 밀려 28%의 득표율을 기록해 합산 50.19%로 겨우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윤석열 역시 당원투표에서는 57%로 1위를 기록했지만, 여론조사에서는 홍준표 후보에 밀려 3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의 역사는 당선 여부가 민심과 관련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2002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새천년민주당 국민참여경선 후보 시절, 당에서 지지를 받던 한화갑과 이인제와는 달리 비주류 포지션에 위치했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아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7대 대선을 앞둔 당시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 역시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한 과정을 밟아 후보로 선출됐고, 대통령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한나라당과 경쟁하던 대통합민주신당의 경우에는, 민심이 선택한 손학규 대신 당심을 등에 업은 정동영이 최종 후보로 선출됐고, 그 결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패했다. 20대 대선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거대양당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다시금 집권하기를 원한다면, 앞으로 민심을 사로잡을 방안을 골똘히 구상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대선 후보들이 민심을 잡지 못했을 때 사회 전반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 즉 무력감과 정치 무관심 현상의 확대를 우려하는 바다. 대통령 선거 때까지 지지했던 후보의 경선 탈락에 대한 무기력함과 지지하지 않았지만 선출된 후보에 대한 실망감·거부감이 사라지지 않은 채로 유지될 경우, 투표 거부 및 투표율 하락과 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대인 필자의 곁에 있는 지인들 역시 지지했던 후보가 경선에서 일찍이 탈락했던 탓에, 아직까지는 20대 대통령으로 누구를 뽑을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그렇다면, 정당들은 어떻게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필자는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까지 모두 포괄하는 원팀(One Team) 체제 형성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가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원인을 분석하고 그 요소를 선출된 후보에 페인트칠하듯이 바르면 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대선 캠프를 꾸리고, 싱크탱크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탈락한 후보 측의 인사도 고려한다면, 기존에 선출된 후보를 지지하지 않던 국민들도 서서히 후보에게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2021년, 대한민국은 격변의 시대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통일·외교·안보·경제·보건 등의 모든 문제가 서로 얽혀 있고, 미·중 패권 경쟁의 과정 속에서 한반도는 다시금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한 우리나라의 향후 5년을 책임질 리더를 뽑는 중요한 행사가 내년 3월에 있을 20대 대통령 선거다. 필자는 과연 거대양당에서 선출된 두 후보가 결국 민심을 잡는 데에 성공할 것인지, 그리고 우리 국민은 내년 3월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지 끝까지 주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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