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동향 | 대면 수업 재개 풍경과 위드 코로나 이후의 전망

지난달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 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방안’에는 대면 수업의 전반적 확대 기간을 마련해 점진적으로 대학 내 대면 활동을 늘리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대학들이 대면 수업을 점차 확대하는 가운데, 『대학신문』은 대학가의 수업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대학은 어떻게 대응할지 살펴봤다.

 

대면 수업,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교육부 지침이 발표된 후, 이달 초부터 서울대를 비롯한 △경북대 △국민대 △한국외대 등 전국 곳곳의 대학이 제한된 규모의 대면 수업을 허용하고 있다. 숭실대와 성균관대 등 일부 학교는 지난달 초부터 선제적으로 대면 수업을 시행했다. 특히 숭실대는 PCR 검사 결과를 제출하거나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받아야 강의실 출입이 가능한 일명 ‘백신 패스’ 제도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대면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에서도 아직은 비대면 강의가 많으며, 비대면 송출이나 녹화 강의 제공을 병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숭실대 인문대 학장인 김대권 교수(숭실대 독어독문학과)는 “비대면 수업을 원하는 학생이 많아 기대만큼 대면 수업이 증가하지는 않았다”라며 “11월 5일 기준으로 대면 수업이 전체 강의의 31% 정도”라고 밝혔다. 조희원 씨(숭실대 화학과·20)는 “통학이 어려운 학생은 비대면 수업을 이용하고, 집이 가까운 학생은 대면 수업을 택하는 듯하다”라고 전했다.

교수자들은 부분적으로나마 재개된 대면 수업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했다. 김대권 교수는 ‘학생과 교수자, 그리고 학생 간에 직접적인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대면 수업의 장점으로 꼽았다. 제성훈 교수(한국외대 노어과)도 “수업에 임하는 학생의 열의가 달라졌다”라며 “교수자도 수강생의 반응을 보며 강의 내용을 조정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아졌다”라고 말했다. 

학생의 반응은 각자의 수업 상황에 따라 다양했다. 강지효 씨(국민대 공업디자인학과·21)는 대면 수업의 장점으로 ‘개별적인 피드백이 많이 이뤄지는 점’과 ‘실기실이나 3D 프린터를 이용할 수 있는 점’을 꼽았다. 권민선 씨(숭실대 수학과·19)는 비대면 수업 병행 방식을 언급하며 “대면 수업 시에도 강의 녹화가 진행돼 강의를 한 번 더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면 강의 진행 과정에서 수업에 참여한 학생 중 확진자가 나와 수업 방식이 다시 비대면으로 바뀌어 혼선을 빚은 사례도 있었다. 송서현 씨(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21)는 “전공 수업에서 확진자가 나와 당일에는 휴강했고, 그 이후 비대면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려 학교에 헛걸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대면 수업 재개 흐름 속, 수업 외의 활동들은?

대면 수업이 재개된 이후 학생 사회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있다. 대면 행사가 가능해지며 수업 외 활동들도 한층 활발해지는 중이다. 한국외대 동아리연합회 조혜민 회장(한국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18)은 “아직 동아리방은 폐쇄된 상태이나, 별도의 학내 공용 공간을 동아리에 개방해 동아리들의 대면 활동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라며 “동아리연합회 차원의 대면 행사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대면 수업 확대를 계기로 동아리 활동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그러나 대면 수업만으로 학생 간 교류가 활발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송서현 씨는 “대면 수업만으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어렵다고 느꼈다”라며 “과 차원의 행사 등 만남의 기회가 더 제공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일상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에 부응해 몇몇 대학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대면 축제를 열어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서울대 축제에서는 소규모의 오프라인 공연을 진행했고, 강원대와 경북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참여 인원은 499명으로 제한됐으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게임 등의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지난 16일(화)부터 18일까지 대면 축제를 진행한 경북대의 국동현 사무국장(경북대 행정학부·14)은 “대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큰 모험이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이전에 축제를 경험해 본 학생들이 하나둘 졸업하는 상황에서 이전의 축제를 후배들이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기획했다”라고 밝혔다. 

 

위드 코로나 속 대학 생활을 내다보며

2022학년도 1학기부터 전면적인 대면 수업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대학 생활을 회복하려는 학생 사회의 노력도 발맞춰 이뤄지고 있다. 국동현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이후 대학에 입학한 20·21학번을 위한 ‘헌내기 새로배움터’ 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소개하며 “당장 팬데믹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긴 어렵더라도, 여러 노력이 모여 점차 일상 회복에 다가갈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수업 측면에서는 교수자와 학생 모두 비대면 수업의 장점을 경험하고 이에 익숙해졌기에, 비대면 수업이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강지효 씨는 “이론 위주의 교양 수업에서는 비대면 방식이 계속 이용될 수 있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더 나은 학습 효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교수자가 교육에 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급격한 교육 환경의 변화로 대학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학에서 제공해온 교육이 학생들의 필요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고민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신정철 교수(교육학과)는 “교수자 중심의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며, 이에 따라 교수법도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위원회 교육분과위원장 이재영 교수(영어영문학과)는 “대학 교육이 학습자의 현실 개선과 미래에 대한 불안 해소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변화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시작됐다”라며 “팬데믹이 이런 전환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대학 교육 변화의 관건은 비대면 강의를 비롯한 새로운 강의 유형을 학습자의 위기 해소라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과 어떻게 결합할지에 있다”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대학 교육이 급격한 변화를 맞으며 교육의 방식과 방향에 대한 더욱 근본적인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일상 회복에 가까워지고 있는 대학들이 팬데믹을 겪으며 배운 것들을 바탕으로, 대학에서의 교육과 생활을 이전보다 나은 방향으로 바꿔나갈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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