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현대의 한 가운데에서 팬데믹의 상황이 시작되었고 2년째 진행형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나온 소설들은 대체로 암울한 배경을 가지고 있었다. 우울증, 광증, 소통 부재, 폭력이나 자살, 살인 등을 비롯하여 지구의 종말까지 어두운 색채의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묘사된 가족의 풍경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부모, 형제자매, 심지어 어머니도, 혹은 고향이라는 장소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 그 가운데 역설적으로 희망적인 것은 이러한 시대에 많은 이들이 글을 쓰려는 시도를 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32명이 응모했고 여러 편을 제출한 지원자들이 있어 작품 수로는 40여 편의 작품들이 응모되었다. 

이 가운데 두 심사위원이 주목한 작품들이 꽤 여럿 있었다. 그 중 「검푸른나비」는 인류세의 종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나비효과라는 익히 잘 알려진 모티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기발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줄거리를 이어가고 있고 무엇보다도 서술자의 유머와 여유가 돋보이는 수작이라 두 심사자는 어려움 없이 우수작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잘 읽히면서도, 의미를 부여하는 상상력이 특징적인 작품이었다. 

다른 작품들도 여러 편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얼굴을 잃어버린 사내」의 경우 가면으로서의 얼굴이라는 은유 속에 현대인의 자아 상실의 문제뿐 아니라 첨예한 사회 갈등 문제까지 담아낸 수작이라 가작으로 적극적으로 추천하였다. 또한 「푸른 목걸이」의 경우도 엇갈리며 진행되는 소설의 구조가 흥미롭고 잔잔한 묘사와 현실 스케치가 독특한 몽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면서 인생, 사랑 등 젊은이들의 감수성을 함빡 담아낸 문체가 돋보여 마찬가지로 가작으로 적극 추천할 수 있었다.

방민호 교수(국어국문학과)

최윤영 교수(독어독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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