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 2038호 1면에는 총학생회(총학) 선거 연장투표에 대한 기사가 보도됐다. 총학 선거는 무산됐으며 그 상흔은 총학을 준비한 사람이든, 총학을 반대한 사람이든 남게 됐다. 총학에 대한 여러 의혹은 사실 규명이 제대로 되지 못한 채 의문 부호가 됐다. 그 의혹들이 사실이었다면, 총학의 성립을 둘러싼 학생사회의 요구는 더욱 식어갈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의혹을 가진 선거운동본부(선본)이 우리 앞에 나오게 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의혹들이 거짓이었다면, 총학을 구성하려는 학생들은 그 움직임을 더욱 주저할 것이다. 앞으로 또 어떤 낭설이 그들을 위협할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번 총학 선거가 우리에게 어떤 의의를 남겼는지 명확하게 말하라고 내게 묻는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해당 호 8면과 9면에서는 능력주의에 대한 여러 담론이 제기됐다. 우리 학교 구성원조차도 경쟁과 능력주의에 따라 이 자리에 있게 됐다는 점을 볼 때, 참으로 의미심장한 기사다. 직관적으로는 능력이 제일 공정한 기준처럼 보일지 몰라도, 하나씩 따져보면 뭔가 부족하다. 오죽하면 한국 사교육의 명가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과 공동 설립자 이범 씨가 능력에 대한 회의를 드러냈을까. 능력주의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수정 방향이 숙명여고 문제 유출 사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처럼 가족주의 혹은 혈연주의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능력주의에 불을 붙인 것도 이들의 만행 아니겠는가. 기사에서 지적한 대로 형평, 평등, 필요의 세 원칙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우리 학교의 선발 전형 안에서 본다면 기회균형선발 등이 그 예시겠다. 여기서 하나의 문제점을 또 짚자면, 능력에 대한 헤게모니적 환상과 사회 지배층의 욕심이 그 세 원칙을 받아들일지 여부다. 당장 기회균형선발에 대한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만 봐도 이에 대한 수긍이 참으로 쉽지는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그들에게 납득할 만한 대안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런 능력주의 담론에 대한 대안적 해결책을 내게 묻는다면,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잘 모르는 것들, 이것들에 대한 해답 혹은 해결책을 우리는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담론, 의견 수렴, 토론··· 그 방법조차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최민영

윤리교육과·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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