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정다은 기자 rab4040@snu.ac.kr
삽화: 정다은 기자 rab4040@snu.ac.kr

 

지난 11월 한 달 동안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한 토큰)를 도입한 게임, 소위 ‘NFT 게임’이 뜨거운 감자였다. 많은 게임사가 NFT 도입을 위해 나서고 있다. NFT 게임의 특징은 게임 아이템과 같은 게임 내 재화에 복제할 수 없는 코드를 부여하고 이것을 게임사가 가상화폐와 언제든지 교환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아이템 거래를 양성화 및 활성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NFT 게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아이템 거래 활성화로 인해 게임을 하면서 돈을 쉽게 벌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금 유행하는 많은 게임은 게임을 하거나 그 속에서 경쟁하기 위해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런데 NFT를 한 숟갈 넣었을 뿐인데 게임에 돈을 쓰는 게 아니라 게임으로 돈을 버는 것으로 180도 달라지는 것처럼 보이니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NFT 게임은 유저는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벌어서 좋고 게임사는 그런 유저로 인해 소유한 코인 가치가 올라서 좋은, 말 그대로 유저와 게임사가 서로 윈윈(win-win) 하는 이상적인 형태처럼 보인다. 그런데 과연 NFT 게임에서 유저와 게임사가 서로 동등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NFT 게임하에서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비판과 게임사의 피드백이 가능할까? 힘들다고 생각한다. 흔히 게임에 대한 비판이 쌓여 폭주하는 상태가 되면 게임이 개선되는 경우도 있지만 망하는 경우도 여럿 있다. 이것 때문에 지금의 게임에서도 게임에 문제가 있더라도 자신이 게임에 매몰한 비용에 따라 유저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지금까지의 게임은 유저의 비판으로 인해 게임이 망하면 게임에 돈을 쓴 사람들이라도 매몰 비용이 없어지는 정도로 끝나는 일이었다. 물론 아이템이나 계정을 거래하던 사람이라든지 게임사 주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그건 소수다. 그런데 NFT 게임은 어떤가? 게임 아이템이 가상화폐화돼있다 보니 NFT 게임의 흥망성쇠는 유저 대부분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개중에는 게임이 망해도 토큰이 붙어 있는 아이템이 남아있는 구조니 게임이 망하더라도 아이템의 가치가 유지되는 것이 NFT 게임의 장점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망한 게임의 아이템의 가치가 과연 얼마나 보전될까? 

결국 NFT 게임하에서는 유저들이 게임사를 상대로 강하게 목소리를 내기 힘든 구조가 형성될 수밖에 없다. 적어도 게임에 대한 불만이 쌓였을 시 표출하는 수단 중 예를 들어 평점 테러라든지 올해 초 많이 일어났던 트럭 시위와 같은 격렬한 항의 수단을 쓰기 부담스러워질 가능성이 크다. 게임에 대한 대외적 평판이 안 좋아지면 게임에 유입되는 유저는 감소한다. 그리고 이는 아이템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져 아이템이라는 이름의 가상화폐를 가진 유저들의 손해로 고스란히 돌아온다. 물론 이것은 기존 게임에서도 비슷하게 일어나는 일이지만 NFT 게임하에서는 이런 일들로 인해 손해를 보는 유저의 인원과 금전적 피해 정도가 훨씬 더 커질 것이 자명하다.

2021년 게임 시장의 화두는 게임사와 유저 사이의 소통이었다. 소통을 증진하기 위해 유저들은 항의했고 게임사들은 많이 부족해 보이긴 하지만 간담회 등의 노력으로 보답하려 했다. 하지만 그런 2021년 말에 한국에서 게임사들이 본격적으로 도입하고자하는 NFT 게임은 이런 노력이 이룬 작은 성과조차 후퇴시킬 우려가 크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NFT 게임 광풍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다. 

여동하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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