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교수 인터뷰 | 생물교육과 김희백 교수

눈이 펑펑 왔던 지난달 19일 사범대(11동) 학장실에서 김희백 교수(생물교육과)를 만났다. 사범대 최초의 여성 학장으로서 사범대 구성원들이 공부와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힘써 온 김 교수는 “그동안 도움을 주셨던 분들과 서울대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며 정년을 맞이하는 소회를 밝혔다. 

Q. 생물교육을 전공했다. 연구 분야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생물교육 중에서도 학생들이 탐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교수학습 방법에 관심을 가졌다. 학생들이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주장을 정당화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특히 서로 다른 학생들이 함께 지식을 구성하는 활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연구를 설계했다. 교수학습 방법을 개발해서 학교에 적용한 후, 학생들의 참여 형태나 상호작용 양상 차이를 관찰하고 원인을 파악했다. 이를 인식론적 프레이밍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학생들이 어떤 프레이밍을 갖고 있으며 또래 학생 및 교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분석을 통해 알게 된 것들을 토대로 교수학습을 개선하고자 했다.

 

Q. 교수 생활 동안 기억에 남았던 수업이 있었는지?

A. 사범대 교수로 있으면서 ‘탐구학습과 생물실험 지도’ 과목을 만들었다.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이 과학적 실행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하는데, 이론만 알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탐구학습과 생물실험 지도 후반부에 수업 시연이 있다. 학생이 두 명씩 팀을 이뤄서 탐구 수업 시연을 하는데, 학생마다 그 형태가 제각각이었다. 단순히 지식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을 넘어 실제 지도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스스로 경험해 보고, 그것을 되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생각이 바뀌어 가는 것을 볼 수 있어서 보람을 느꼈다.

 

Q. 사범대 학장을 역임하며 어떤 일을 했는가?

A. 처음 학장직을 맡고 사범대에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학생의 탐구 활동과 교수의 강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물리적 공간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강의실을 많이 바꿨다. 9동을 리모델링하며 하이브리드 형태로 원격과 대면 교육이 가능한 스마트 강의실을 구축했으며, 12동에 대형강의실을 만들었다. 학생과 교수가 교육 콘텐츠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10-1동에도 D-space라는 스튜디오를 구성했다. 아직 완성되진 않았지만 가상학습이 가능한 장소도 구성하고 있다. 이외에도 북카페 형태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과 ‘사담’이라는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사담’을 통해 도왔던 경험이 있다. 

 

Q. 우리나라 생물과학 교육 현장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은?

A. 이미 과학기술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요즘 인공지능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기반에 과학기술에 대한 지식이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에게 과학 교육이 상당히 중요해졌다. 백신 접종 여부에 대한 개인의 의사결정부터 국가 정책 참여 등 일반 시민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본적 소양을 키워주는 차원에서 대학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단순히 정답을 찾는 형태에서 벗어나 과학에 대한 핵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 좋겠다. 대학은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을 키워주기 위한 폭넓은 교육과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김희백 교수는 “학생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이전과 다른 대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스스로 다양하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학생들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모습을 많이 봤는데, 학생 시절에 실패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실패 원인을 찾아가며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라고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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