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교수(기계공학부)
김민수 교수(기계공학부)

하나의 눈으로는 ‘변화’를 보고, 다른 눈으로는 ‘사람’을 보라는 이야기가 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지만 보일 듯 말 듯한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뜻으로 생각된다. 만약 어디로 변해가는지, 어떻게 변하는지를 잘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참되고 훌륭한 사람을 알아차리기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실력은 있는지, 성품은 괜찮은지를 잘 알 수 있다면 행복한 삶도 가까이 있을 것 같다.

지구의 기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지금껏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해 온 에너지원으로부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지구의 온도를 올린다나? 수억 년 전에 만들어진 석탄과 해저의 유기물로 만들어진 석유가 실제로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물질을 사용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알려졌다. 물론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관해서는 과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으나, 새로운 변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지구의 온도 상승을 줄여보자는 데에는 대다수의 나라가 공감했고, 실질적인 노력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발생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새로운 변화다. 

가장 먼저 변화를 맞게 된 것은 자동차 분야다. 19세기 후반 내연기관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해 인류의 문명은 크게 바뀌었는데, 이는 바로 우리가 손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액체 상태 연료인 휘발유와 경유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기후변화에 영향을 주는 배기가스를 생성한다는 점에 주목하게 되면서 각 나라에서는 연료량 대비 주행거리 및 배기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를 만들어 적용하고 있고, 또다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전기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됐고, 전기자동차가 등장했다. 그런데 전기자동차의 충전에 필요한 전기는 어디서 만드나? 전기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야 하는데 발전소에서는 전기를 어떻게 만드나? 고온, 고압의 수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리고 이 터빈이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고압의 수증기는 어떻게 만드나? 물을 끓여서? 그렇다면 열이 필요한데, 열은 어디에서 가져오나? 열을 만들기 위해 석탄을 태우거나, 천연가스를 태우거나 원자력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나? 현재로서는 당연히 그렇다. 모든 것이 전기로 움직인다고 해도 결국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므로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그러면,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것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자연환경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어서 우리나라 발전량의 일정 부분까지는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은 매우 어렵다. 

그렇다면 더 친환경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바로 수소다. 수소를 연소시키면 수증기가 나오면서 열을 얻을 수 있고, 수소를 연료전지에서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키면 전기를 얻을 수 있다. 수소를 싣고 다니면서 연료전지로 전기를 만들고, 이를 모터에 공급해 운행하는 수소전기자동차 수만 대가 현재 우리나라 도로를 이미 누비고 있다. 배출되는 것은 깨끗한 수증기뿐이다.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수소를 이용한 버스나 트럭, 철도, 선박, 도심 항공기 등이 더욱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발전에 사용되는 천연가스에 수소를 혼합해 연소시키거나, 가정에서 쓰는 도시가스에 수소를 섞어 보내는 등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수소를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이기는 하다. 이처럼 수소가 주된 에너지원 및 에너지 매개체로 사회와 생활에서 널리 사용되는 수소 사회로의 변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큰 변화의 원동력은 사람이다. 학식과 경험, 그리고 인성과 품격을 갖추고 변화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이처럼 세상과 시대의 변화를 직시하면서도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우리 대학에 매우 많다고 굳게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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