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에도 2022학년도 1학기 대면 수업 원칙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교육부총장 서신이 학내 구성원에게 전달됐다. 이로써 본부는 학내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학 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한 대면 학사운영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강력한 의지와는 다르게 본부의 원칙은 강제력이 부족하고 대면 수업 기준 또한 모호하다.

대면 수업 원칙을 공표한 이상 본부는 과감한 결단으로 대면 수업 운영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실행해야 한다. ‘2022학년도 1학기 수업 운영안’은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저하게 효과적인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비대면 수업이 가능하다고 규정했을 뿐, 명확하게 어떤 경우에 대면 혹은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부재하다. 그렇다 보니 실질적 수업 운영은 교수자의 재량에 맡겨졌고, 교수자와 학생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즉, 교수자는 수업을 어떤 경우에 대면으로 운영할지, 어떤 상황에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을 스스로 정해야 하고, 학생들은 수업별로 제각각인 운영 방안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에 현실적으로 모든 수업을 대면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더라도, 본부는 보다 명확한 대면·비대면 수업 운영 기준을 설정했어야 한다. 서강대나 중앙대를 비롯한 타 대학들은 대면 수업 전환 시기나 대면 수업 인원 제한 등 기준을 명확히 제시한 반면, 서울대의 수업 운영 방식은 개별 수업마다 교수자의 선택에 따라 다르다. 강력한 대면 원칙을 세운 이상, 본부는 그에 부합하는 명확한 기준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고려해 현행 학내 코로나19 대응 시스템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도 필요하다. 서울대는 신속분자진단검사소를 도입하고, 외부에서는 중단된 확진자 역학조사를 계속 진행하며 학내 코로나19 확산을 감시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해 왔다. 다만 확진자 증가 추세 속에서 대응 시스템의 꾸준한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학내 방역의 핵심인 신속분자진단검사소의 효과적 운영에 대한 우려가 크다. 가령, 학생들이 가장 많이 검사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의 점심시간에는 검사소가 운영되지 않아 혼란이 예상된다. 또한 학내 확진자 수 증가로 신속분자진단검사소와 역학조사대응팀에 과부하가 걸리지는 않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학내 구성원의 노력과 철저한 방역을 통해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해 온 서울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대면 전환이라는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대면 학사운영을 원칙으로 강력히 내세운 만큼, 본부는 그 실행에 있어서도 일관성을 지키고 오미크론 대유행에 대비해 학내 코로나19 대응 여력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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