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화: 신윤서 기자 oo00ol@snu.ac.kr
삽화: 신윤서 기자 oo00ol@snu.ac.kr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설치돼 있는 GOS(Game Optimizing Service, 게임 최적화 서비스)로 인한 논란이 뜨겁다. 이 앱은 주로 게임과 같은 고사양 앱 실행으로 인한 발열 등 기기 이상을 방지하기 위해 게임을 실행하면 기기 성능을 강제로 떨어뜨린다.

GOS에 대한 불만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아무리 안정성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비싼 돈을 주고 산 스마트폰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 대한 불만은 생기기 마련이다. 애초에 게임 ‘최적화’ 서비스라는 이름 자체가 이상하다. 사람들은 보통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 그것이 기기의 성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최적화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GOS는 이와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사용자 기만으로 느끼는 사람이 많을 수밖에 없다.

GOS의 피해를 보는 것은 사용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GOS의 영향을 받는 앱을 제작하는 측도 간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 어떤 게임을 하는데 그 게임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고 버벅거린다면 사용자는 기기의 성능을 탓할 수도 있지만 게임을 문제 삼을 수도 있고 이는 해당 게임에 대한 안 좋은 평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어쨌든 최근만 하더라도 스마트폰 성능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제기될 뿐 이런 문제가 이슈가 되지는 않았다. 이번에 불만이 광범위하고 격렬하게 나타난 이유는 최신 모델인 갤럭시S22에서 예전 모델보다 GOS에 의한 성능 저하가 현격히 나타난다는 보고가 다수 올라왔고 최근 업데이트 통해 GOS를 삭제할 수 없게 돼 버렸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더해 삼성전자 관계자가 한 인터뷰에서 사용자 안전 때문에 GOS에 대한 방침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을 하면서 부정적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논란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PC로 하는 작업을 스마트폰으로 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돼 가고 PC 게임이 스마트폰과 멀티플랫폼으로 나오는 것도 이제는 어색하지 않다. 사람들이 스마트폰에 기대하는 성능도 PC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스마트폰 성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음에도 오랫동안 GOS를 개선하지 않은 것은 삼성전자 측의 책임이 크다.

삼성전자의 대응이 빠르게 이뤄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삼성전자는 두 차례 해명을 통해 사과와 함께 다음 업데이트에서 GOS에 성능 우선 옵션을 넣겠다고 했다. 하지만 빠른 해명에도 해명 내용 자체에 납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선택권을 준다고는 하지만 GOS를 삭제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는지 명확하지 않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 논란과 함께 제기된 의혹, 가령 GOS가 게임 이외의 앱에서도 작동한다는 추측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해명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다.

다음 업데이트에서 사용자가 요구한 것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논란으로 인해 생긴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불만은 계속 남을 것이다. 말뿐만 아니라 시연 등을 통해 사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이뤄져야 한다.

글을 쓰는 나도 갤럭시 시리즈를 6년째 세 기종을 갈아타면서 쓰고 있다. 『대학신문』에서 일하게 되자마자 바로 샀던 것이 갤럭시S7이다.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마자 해당 기기를 구매한 것은 가격만큼 성능은 보장된다는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뢰가 계속될 수 있도록 삼성전자 측의 현명한 대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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