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목)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0.73%p 앞선 득표율로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역대 최소 득표율 격차로 당선된 데다, 성별 및 연령대별 지지 후보가 몹시 갈렸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은 58.7%가 윤 후보를 지지했던 반면, 20대 여성의 58.0%가 이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양분된 유권자의 선택 속에서 근소한 차이로 당선된 만큼, 국민 통합은 차기 정부의 중요한 과제다.

20대 청년의 표심이 갈라진 현상은 젠더 갈등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20대 남성과 20대 여성으로 구성된 집단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다툼을 벌이고 상대 집단을 비방하는 일이 최근 들어 더욱 잦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은 국민 사이의 분열과 혐오의 확산을 막고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성인지 예산 조정’ SNS 한줄 공약을 띄우는 등 여성 유권자를 도외시한 화제성 공약을 남발하며 20대 남성과 같은 특정 집단을 지지기반으로 삼아 성별 갈라치기를 주도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또한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더 이상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으며, 성차별은 개인적 문제”라며 젠더 이슈에 무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제 윤 당선인은 국민 모두의 바람을 고려해 일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특정 성별에 치우치지 않은 중립적 시각을 가지고 젠더 이슈를 둘러싼 문제의 핵심에 신중히 접근해 분열을 잠재우길 바란다.

또한 토론이나 연설 등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정제되지 않은 ‘말’이 크고 작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비판 받기도 했다. 특히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 지도자의 말 하나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윤 당선인의 신중한 언동이 더욱 요구된다. 가령, 윤 당선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 국민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강구하겠다”라며 ‘선제타격’을 발언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한 국가의 지도자라면 선제타격과 같은 공격적 의지를 담은 어휘는 그 외교적 영향력을 감안해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대통령의 말은 곧 그의 철학과 생각을 담아내는 매개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도자가 가진 말의 힘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네거티브 싸움이 격렬했던 대선이었다. 이는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회의와 피로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당선인이 대통령이 된 후에는 상대 진영과의 지나친 감정적 혐오로 인한 불통보다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 통합의 시대가 열리길 바란다. 취임 후 거대 야당과 함께하려면,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양질의 정책으로 승부하고 야당과의 합리적인 타협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 당선인이 통합과 협치의 의지를 밝힌 것처럼 새 정치를 펼쳐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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