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대학신문』의 사람들을 만나다

월요일 가판대에 놓인 『대학신문』에는 기사를 쓰는 기자들, 기사를 검토하는 주간단과 간사, 기사에 적절한 조언을 하는 자문위원, 신문 발행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하는 행정실 직원 등 다양한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서려 있다. 창간 70주년을 맞아 부편집장이 대학신문사 구성원을 만나봤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성우, 박건우, 여동하, 이정구, 구효주, 이진서, 최다연, 김민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성우, 박건우, 여동하, 이정구, 구효주, 이진서, 최다연, 김민서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

박성우 주간(정치외교학부)

박건우 편집장(언어학과·20)

손유경 자문위원(국어국문학과)

여동하 간사

이정구 행정실장

구효주 사회문화부장(정치외교학부·19)

이진서 뉴미디어부 기자(기계항공공학부·19)

최다연 사회문화부 기자(영어영문학과·20)

김민서 사회문화부 기자(지리학과·21)

 

Q. 대학신문사와 본인의 인연을 소개해 달라. 어떻게 대학신문사에 들어왔고 얼마나 오랫동안 활동 중인가?

여동하: 2017년 즈음 갑자기 원래 간사셨던 분이 나가게 되셔서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들어왔는데 어느덧 6년이 흘러 버렸다. 대학원생 간사로서 기사를 확인하고, 마로니에라는 간사 칼럼을 작성하고 있다. 학생들과 교수님, 행정실 사이 윤활유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학신문』 백지 발행 이후) 혼란스러운 시기를 거치며 혼자 대학신문사를 지키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까 어느덧 떠날 수 없게 돼 버린 것 같다.

구효주: 2019년 만우절이 마침 신문이 나오는 월요일이었는데, 정치외교학부 김주형 교수님이 수업에서 오늘 『대학신문』 1면에 공대로 가는 리프트가 생겼다는 만우절 기념 기사가 실렸다고 언급하셨다. 그날 경영대 잔디에서 신문을 깔고 짜장면을 시켜 먹으며 기사를 읽어 봤다. 이날부터 학보에 막연한 동경은 있었다. 그래서 2020학년도 1학기에 대학신문사에 지원했다. 그리고 탈락했다. 몇 달 뒤에 다시 지원했다. 부끄럽지만 또 떨어졌다. 대학신문사는 대체 어떤 사람이 있는 곳이길래 내가 계속 떨어질까 오기가 생겨 만반의 준비를 하고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지원했고, 결국 합격해서 1년 반 동안 활동했다. 이번 학기만 지나면 퇴임할 수 있는데, 그간의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는 느낌밖에는 없다.

 

Q. 올해 『대학신문』이 창간 70주년을 맞았는데, 구성원으로서의 소감은.

박건우: 70주년을 맞아서 기쁜 것보다는 도리어 각오를 되새기게 된다. 『대학신문』이 이렇게 명맥을 오래 유지해 온 데는 선배 기자들의 공도 분명 크다. 예전 기사들을 보노라면 현재 우리가 배움을 구할 부분도 많은 것 같다. 선배들에게 부끄러움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양질의 신문 발행을 위해 더 깊이 고민할 것이다.

이정구: 한 해 동안 발간된 『대학신문』을 모아 매년 한 권으로 편철해 영인본으로 보관하고 있는데 무려 70권이나 된다. 서울대의 역사가 오롯이 담겨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뿌듯했다.

 

Q. 대학신문사에서 근무하며, 또는 신문 발간 업무에 참여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은?

이정구: 내가 들어올 당시 대학신문사의 행정 업무가 많이 낙후돼 있었다. 예를 들어 회계업무 또는 결재 업무 등이 수기로 진행됐는데 대학 행정 효율화 측면에서 개선할 점이 많았다. 현재는 학내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법인회계 제도 도입과 전자결재 시스템을 이용해 행정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다만 『대학신문』은 법인 기구가 아닌 별도의 독립 기구로 운영되다 보니 교육기구, 행정기구 또는 부속시설 등과의 업무 협조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독자적인 행정 업무 처리가 제한되는 등의 경우가 종종 있어 발간 지원 업무에 애로 사항이 있다.

구효주: 물리적으로는 학업과 신문사 일을 병행하는 것이, 정신적으로는 기사가 사람들에게 읽히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다. 밤 11시쯤 중앙도서관 터널에 지면을 부착하던 중에, 어떤 분이 와서 항상 재미있게 읽고 있다며 좋은 기사를 써 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겨 주셨던 때가 기억난다. 꼭 이런 감사 인사가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비판하고 지적하는 반응들도 모두 좋다. 어떤 반응이 됐든, 학교 안팎의 사람들이 『대학신문』 기사를 소재로 이야기하게 될 때가 가장 기쁘다.

최다연: 기사를 낸 이후에 취재원께 감사 인사를 드릴 때 지면을 보내 달라고 하시면 기쁘다. 그분께 우리 신문을 자랑스럽게 보여 드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Q. 『대학신문』의 전반적인 콘텐츠와 논조, 취재 방향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박성우: 지금까지 교내 문제와 사회 문제를 균형 있게 그리고 깊이 있게 잘 다뤄 왔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서울대의 신문, 그것도 학생 기자단이 만드는 신문으로서의 정체성을 좀 더 부각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큰 쟁점이 되는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 “도대체 서울대 학생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할까?”라고 궁금해 할 때 『대학신문』이 그에 대한 답을 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박건우: 우리도 학교 구성원 중 일부이기에 학교 구성원의 시선에서 취재하면 충분히 구성원이 관심을 가질 만한 기사가 나오는 것 같다. 다만 좋은 기사를 쓰려면 기자가 소재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 취재부 출신이라 취재부를 예로 들자면, 출입처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소재를 내야 한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이미 기성 언론에 보도된 것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말고 여러 기사를 읽어보며 아이디어를 따오면 좋겠다.

손유경: 뉴미디어부의 역할이 아직은 좀 제한적인 것 같다. ‘뉴미디어’가 하나의 부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뉴미디어’적 관점에서 취재부, 사회문화부, 사진부의 기능 자체를 재편하거나 활성화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Q. 『대학신문』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읽어야 할지 막막한 독자도 있을 것 같다. 『대학신문』을 읽는 좋은 방법을 소개하거나, 추천하고 싶은 코너를 꼽아달라.

손유경: 매호 헤드라인만 훑어봐도 학교 안팎의 현안과 시대 흐름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다연: 기자들이 가장 많은 품을 들이는 기사는 아무래도 특집, 기획이다. 그렇기에 신문을 펼쳤을 때 특집 기사를 먼저 한 번 읽어보면 그 주제에 대해 다방면으로 알 수 있어 굉장히 유익하다.

김민서: 맥박, 미네르바의 부엉이 같은 기자 칼럼을 추천하고 싶다. 대학생 기자의 생각을 들어 보고, 혹시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을 시 댓글이나 기자 메일을 통해 의견을 남겨준다면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또한 1면의 지면 가이드에서 제시하는 주요 기사 가이드라인을 참고해 관심이 가는 주제의 기사부터 읽어 보면 좋을 것이다.

 

Q. 『대학신문』이 갖는 가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이야기해 본다면.

여동하: 『대학신문』은 언론 기관임과 동시에 기자들이 많은 것을 배워갈 수 있는, 교육적인 의미에서도 소중한 공간이다. 월요일마다 교수님과 회의하며 의견도 부딪혀 보고 싸워도 볼 수 있는 공간에 이만한 곳이 없다. 그런 부분 때문이라도 『대학신문』은 앞으로도 계속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신문 측면에서는 구성원의 여론을 환기하는 기사를 쓰되, 좀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것도 분명 필요하지만, 너무 세상이 무겁다 보니 힘든 시기에 약간 휴식을 줄 수 있는 글들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진서: 뉴미디어 기자로서 독자와의 소통 측면에서는 『대학신문』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그동안 진행해 왔던 다큐멘터리나 스낵영상 컨텐츠는 기자가 일괄적으로 촬영하고 올리는 것인데, 독자와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영상 관련 이벤트를 더 자주 진행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인력을 충원해 영상 업로드도 좀 더 잦아져야 할 것 같고, 무엇보다 컨텐츠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온라인화 시대에 뉴미디어부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는 기회를 만드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나에게 『대학신문』이란?

박성우: 『대학신문』은 또 다른 교육의 장이다. 이때 이 ‘교육’은 교수가 학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게 서로 배움을 나누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회의에 참석하며 우리 기자단에게 많이 배우고, 이전보다 학생들의 관점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됐다.

여동하: 정신이 늙지 않게 하는 곳이다. 매주 학부생 기자들과 회의하고 대화하고 글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다. 젊은 시각을 꾸준히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중한 곳이다.

이정구: 학내에서 발간되는 여러 교지와 소식지가 있지만 70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신문』은 서울대의 공식 매체다.

이진서: 인생의 제2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전까지 취미로, 그냥 재미있어서 영상을 만들어 왔던 것과 달리, 대학신문사에 들어와서는 컨텐츠를 정형화해서 기획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실제 직장처럼 수행하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 촬영 다니고 실제 장비들도 만지면서 내가 이 일을 진로로 삼을 수 있는지에 대한 더 진지하고 깊은 고민도 할 수 있게 됐다.

최다연: 연결고리다. 대학신문사에 들어오기 전에는 내 세상의 바운더리가 굉장히 좁았는데, 여기 들어오면서 학교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좀 더 살펴보게 된 것 같다.

김민서: 창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창이라는 건 양방향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내가 세상을 보는 창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내 기사를 통해 취재 내용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 되기도 한다.

 

글·사진: 신다솜 부편집장 ektha8013@snu.ac.kr

사진: 구민지 기자 grrr02@snu.ac.kr

장재원 기자 jaewon0620@snu.ac.kr

구효주 사회문화부장 altlghzk@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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