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알리 박주현 편집국장
대학알리 박주현 편집국장

그대들도 마찬가지다. 서울대가 존재하는 한 『대학신문』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다. 만약 상아탑이 흔들리면 대학 언론도 흔들린다. 대학언론이 복멸하면 대학도 괴멸한다. 그러므로 대학과 대학 언론은 운명공동체다. 서로의 안위를 보살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70년의 세월 동안 『대학신문』이 대학의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서 자리매김한 역사는 경외롭다. 온갖 풍파에도 제 역할을 다하며 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학신문』 발행 70주년은 경사롭지만, 한편으론 작금의 대학 언론 생태계를 떠올리면 씁쓸하기만 하다. 일각에서는 위기 단계를 넘어 소멸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한다. 기사의 질적 하락과 독자의 무관심, 낮은 처우와 인력난, 편집권 침해 문제는 얽히고설켜 있다. 악순환에 놓여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무수한 대학 언론이 폐간 운명을 맞거나 기관지로 전락했다.

이는 곧 고고한 지성의 전당, 대학의 몰락을 고했다. 역사는 발전해야 마땅하건만, 대학에서는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역사가 기록되고 있다. 수많은 대학본부가 구성원들과의 협의는커녕 의견 수렴도 생략하며 독단적으로 의사를 결정하지 않나. 모든 결정에 시장 논리를 대입한다. 학생 사회도 연대가 아닌 각자도생을 택하며 지리멸렬했다.

이 통탄할 세태는 대학 언론의 역할 부재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현 상황에서 우리는 돌이켜 봐야 한다. 대학이라는 사회가 일탈할 때 감시견(Watch Dog)으로서 역할을 다했는지, 우리의 본질을 망각하지 않았는지, 저널리즘 정신을 실현했는지. 

대학 언론의 위기는 낮은 처우와 같은 구조의 문제도 존재하지만, 결정적으로는 ‘좋은 기사’가 드물었지 않았나 고민해 봐야 한다. 좋은 기사가 무엇인지 정의를 뚜렷하게 내리진 못하겠다. 그러나 단언컨대 항상 우리의 독자가 누구인지를 기억하는 일에서부터 좋은 기사가 시작된다는 점이다. 우리의 독자는 대학의 구성원이다. 이를 자각하는 전제하에 그들과 상관성이 높은 어젠다를 발굴해야 한다. 그 이슈를 발품 팔아 심층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아울러 그들 가운데 누군가 사각(死角)에 놓여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리는 조명하는 일로 소외된 자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 오늘날 대학 언론인이 짊어져야 할 과제다. 대학을 위한다는 사명감으로 척박한 대지에서 파수꾼 역할을 자임해야 한다. 

그렇담 위기 해결에 돌파구가 보일 것이다. 동시에 운명공동체 대학도 상호작용을 통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비로소 대학 언론이 대학의 필수 조건이 되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런 결말을 만들기 위해 대학 언론인이 된 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대학신문』에 바란다. 본지가 70년간 고매한 정신이 깃든 저널리즘을 보여줬듯이, 앞으로도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서 정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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