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신문』이 창간 70주년을 맞도록 제 자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전부 신문을 읽어 주는 독자 덕분이다. 기자가 애독자들을 만나 그들에게 『대학신문』이 갖는 의미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물었다.

 

종이 신문 정기 구독자와의 만남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종이 신문 대신 접근성이 좋은 온라인 공간에서 기사를 읽는다. 『대학신문』도 1993년 PC통신 하이텔에 게시판을 개설했고,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온라인 기사를 게재하기 시작했다. 이에 종이에 인쇄된 『대학신문』을 즐기는 독자의 수 역시 자연스레 줄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이에 인쇄된 『대학신문』을 자택으로 수령해 읽는 유료 정기 구독자들을 기자가 만났다.

학부생 시절 『대학신문』의 애독자였던 이상봉 씨(철학과·86·졸)는 3년 전 『대학신문』을 우연히 다시 접해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이상봉 씨는 “중앙일간지 3개를 정기 구독하는데, 대학 언론은 기성 언론과는 다른 무언가가 있다”라며 “또한 종이 신문은 다양한 정보를 유기적으로 편집하고 있기에 때로는 온라인 기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보석을 발견하는 맛도 있다”라고 말했다.

홍순영 씨는 서울대 중앙도서관에서 근무하다 2019년에 퇴직함과 동시에 정기 구독을 신청했다. 홍 씨는 “내가 오랫동안 몸담았던 서울대라는 공동체와 연결이 끊어졌다고 느껴 마음이 헛헛하더라”라며 “서울대 소식을 조금이라도 전달받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온라인 매체는 나에게 의식적인 접근과 도전을 필요로 한다”라며 “반면 종이 신문은 신문이라는 하나의 물리적 매체가 내 손 안에 쥐어지기에 신문을 더 자주 읽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문헌지식정보 최고위과정을 마친 안병죽 씨는 3년 전부터 『대학신문』을 구독했다. 안 씨는 『대학신문』을 통해 서울대의 변화와 발전 과정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의 다양한 지혜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성현의 가르침처럼 늘 배움을 열망하는데 『대학신문』 구독을 자기 계발의 기회로 삼았다”라고 언급했다. 기자가 종이 신문을 보는 이유를 묻자 안 씨는 “종이 신문은 종이책과 같이 우리의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인생의 길잡이이자 등불이 된다”라고 답했다. 

 

독자 이벤트의 열렬한 참여자들

『대학신문』을 열심히 읽는 독자라면 12면 상단에 있는 ‘십자말풀이’ 코너를 놓칠 수 없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교내 정류장에 비치된 『대학신문』을 우연히 접하고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는 우광준 씨(환경조경학과·21)는 거의 매주 독자 이벤트에 참여하는 애독자다. 우광준 씨는 “수능 국어를 풀 때 문제를 먼저 읽으면 지문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대학신문』도 십자말풀이를 먼저 살펴보면 기사를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라며 자신만의 신문 읽기 방법을 전했다.

『대학신문』 기자 출신인 친구의 소개로 『대학신문』을 처음 접한 곽상민 씨(의학과·20)도 또 다른 학생 애독자다. 곽상민 씨는 “어릴 때부터 십자말풀이를 좋아해서 독자 이벤트에 참여하게 됐다”라며 “이벤트 당첨 상품으로 수여되는 커피가 일상에 소소한 즐거움을 더해 준다”라고 밝혔다. 가장 인상 깊은 『대학신문』 코너가 무엇인지 묻자, 곽 씨는 “문학적으로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들을 동경하는 내게 『대학신문』의 대학문학상 작품들이 큰 감명을 줬다”라고 답했다.

 

『대학신문』에 전하는 한 마디

기성 언론과 구별되는 『대학신문』만의 차별점을 묻는 말에 독자들은 이렇게 답했다. 곽상민 씨는 “『대학신문』은 학내 정보 전달의 기능을 수행할 뿐만 아니라, 학생과 관련된 소재를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한다는 점이 기성 언론과 구별된다”라고 밝혔다. 학생 기자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는 독자도 있었다. 이상봉 씨는 “기성 언론과 비교했을 때 다소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오히려 그런 ‘아마추어리즘’(Amateurism)이 『대학신문』의 최대 강점”이라며 “용기 있게 공부하고, 고뇌하고,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나는 것이 젊음의 특권”이라 밝혔다. 우광준 씨 역시 “학생 기자는 직업 기자보다 과감함을 가졌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소속 언론사와 사회의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과감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기사가 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독자들은 『대학신문』이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이상봉 씨는 “과거 서울대가 사회적 투쟁에 앞장서는 소금 역할을 했듯이, 현재의 서울대와 『대학신문』 역시 서울대에 부여된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해 발생하는 학내의 문제를 살피고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홍순영 씨는 『대학신문』이 학내와 학외의 시각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것을 당부했다. 홍 씨는 “『대학신문』의 ‘잠들지 않는 시대정신’이라는 신조처럼, 『대학신문』이 서울대의 명과 암을 폭넓게 다루길 바란다”라며 “동시에 국내 대학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나아가 서울대의 세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기를 소망한다”라고 전했다. 우광준 씨는 “『대학신문』이 교내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매체의 구심점으로서 그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독자들은 신문이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우광준 씨는 수학과 과학을 사랑하는 이공계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IQ 퀴즈나 창의력 퀴즈를 제공하는 코너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우 씨는 “『대학신문』에 난도 높은 문제가 등장한다면, ‘서울대 IQ 퀴즈’라고 불리며 교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교외의 사람들도 재미있게 『대학신문』을 찾아볼 가능성이 있다”라며 “독자가 교내 구성원에 한정된다는 학보사의 근본적인 한계를 타파할 수 있는 주요 방책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곽상민 씨는 “관악 캠퍼스뿐만 아니라 연건 캠퍼스와 관련된 소재를 더 많이 다룬다면 연건 캠퍼스에서도 『대학신문』에 대한 관심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자는 독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울대와 『대학신문』을 향한 애정이 담긴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학신문』은 조언을 귀담아듣고 과거의 도전적인 정신을 잊지 않는 동시에, 오랜 시간 쌓아 온 경험을 바탕으로 항상 양질의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삽화: 신윤서 기자 oo00ol@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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