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목) 경기 광명시의 한 양봉 농가에 방문했다. 벌통을 열었지만 남아 있는 꿀벌은 작년에 비해 절반 수준이었다. 17년째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국양봉협회 경기도지회 우용우 광명시지부장은 “전국적으로 꿀벌의 절반 이상이 소실됐다”라고 설명했다. 우 지부장은 지난해 12월 벌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자 상황이 좋지 않음을 감지했다. “바닥에 벌들이 죽어 있더라고요.” 그는 꿀벌 기생 진드기인 응애 관리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응애는 벌의 발육 부진부터 기형이나 사망까지 유발하는 진드기다. 현재 국내의 양봉 농가는 과포화 상태고, 이것이 자연스레 응애 수 증가와 함께 응애 관리 능력의 전국적 부족 사태를 야기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응애가 맹위를 떨치게 된 근본 원인이 기후위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상 기후가 벌꿀의 감소를 낳고, 영양분이 줄어든 벌의 면역력이 약해져 응애에 취약해졌다는 것이다. 꿀벌의 궤멸이 생태계 균형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여느 때보다 변화하는 자연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세심한 방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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